“복싱은 노력하는 사람에게 이길 수 있는 기회가 오는 경기라서 좋아요.”
앳된 얼굴의 나연호 선수는 오늘도 군산 복싱의 ‘성지’ 군산복싱체육관에서 뛰고 날며 땀을 흘리고 있다.
군산 복싱계에 ‘될 성부른 떡 잎’으로 평가받고 있는 나 선수. 지난 9월 12일부터 3일간 고창군에서 열린 전북특별자치도 도민체육대회 복싱 42㎏급에서 나연호 선수(서흥중 1학년)는 우승을 차지했다.
전북권의 학생 선수들이 대부분 출전한 대회에서 중학교 1학년이 3학년 선수들과 맞붙어 2년의 나이 차를 극복하고 우승하기란 마치 ‘하늘의 별 따기’처럼 어렵다는 게 복싱계의 정설.
이번 나연호 선수의 도민체전 우승으로 유망주 탄생에 목 말라했던 군산 복싱계에 단비가 내린 격이다.
군산체육관 2관(나운동)에서 운동을 시작한 지 3년 만의 성과였다.
“결승전에서 이겼을 때 아주 좋았어요. 제 꿈에 한 발 더 다가가는 느낌이었죠.”
전북권은 물론 전국 학생 복싱계에서 42㎏급의 강자로 자리매김한 나연호 선수의 우승 소감이다.
복싱계에서는 “아마도 다른 선수들이 그를 피하기 위해 체급을 달리해 출전하지 않을까”하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새로운 강자의 반열에 올랐다.
나 선수는 당북초 4학년 때 부모님(나승환·박선영)의 권유로 복싱을 시작했다.
“처음 시작할 때는 힘들었어요. 시간이 지나면서 체력이 붙는 걸 느꼈어요. 줄넘기로 체력을 기르고, 자세를 잡으며 기본기를 연습하거든요. 특히 줄넘기는 체력과 스텝·푸트워크·반사신경을 살리는 데 도움이 되죠.”
나연호 선수의 주무기는 ‘카운터’다.
상대가 펀치를 날릴 때 순간을 파고들어 손을 내미는 기술이다. 눈이 빨라야 하고, 마음도 담대해야 실전에서 쓸 수 있다.
“복싱 국가대표라는 꿈을 꿀 수 있도록 기회를 주신 아빠, 엄마께 감사드려요.”라며 수줍게 웃는 중학1학년 나연호 선수.
지금처럼 ‘처음의 자세’로 기량을 연마해 나간다면 군산과 전북을 넘어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복싱 선수로 성장해 나가리라 기대된다./채명룡 기자
채명룡 / 2025.09.24 13:06: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