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민문화회관에 국비와 지방비가 쏟아졌다.
2020년 도시재생 인정사업에 선정되어 국토부 예산 50억원과 지방비 등 98억9천만원. 소통협력공간사업에 다시 60억원. 지난 5년여 동안 줄잡아 160억여원이 들어갔다.
시설을 개선하고 리모델링하려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설계부터 섬세해야 한다. 그런데 지난 2024년 8월의 ‘군산북페어’ 행사가 열리기 직전 쏟아진 비로 1층과 지하층이 물 바다로 변해버렸다.
또한 시설 사업이 마무리 되었다는 2025년 7월 중순, 건물의 1층과 공연장에 넓게 핀 곰팡이로 인하여 공기 흡입 배출 공사가 벌어졌다.
어떻게 설계했는데 이런건지 시민들은 궁금하다. 그리고 국비든 지방비든 설계의 적절성을 검토하고 감리, 감독해야 할 공무원은 무얼했는지 또한 궁금하다.
그런데 최근 이 회관의 소통협력사업이 도마 위에 올랐다. 사업비와 인건비, 운영비로만 30억원이 사용되었다고 한다.
‘소통’이란 무얼 뜻하는가?
사전적 의미는 ‘막히지 아니하고 잘 통함’, ‘뜻이 서로 통하여 오해가 없음’이다.
그렇다면 호원대학교가 컨소시엄으로 참여하고 커넥트군산이라는 민간사업자가 주도한 이 사업의 소통은 어땠을까.
우선 사업자가 군산시에 제출한 민간위탁 사업 추진 상황의 제목만 살펴보자.
(1). 소통협력센터 통합 ‘브랜딩’, (2). ‘라키비움’ 구축, (3).소통협력센터 개관 ‘프로젝트’, (4). 생활권 ‘로컬브랜딩’, (5). ‘파운드’ 군산, (6). 시니어-청년 연계 ‘프로젝트’, (7). ‘로컬 브랜딩 파일럿 프로젝트’, (8). 군산 유학, (9). ‘로컬 트리에이터 쌀롱’, (10). 주민 공감 ‘PR커뮤니케이션’, (11). 군산생활실험, (12). 소통협력 ‘스테이션’, (13). 군산 ‘온보딩’ 관계인구연구 후속 ‘프로젝트’, (14). 관계인구연구, (15). ‘유니버설 디자인 프로젝트’, (16). ‘텀블러 틀럽’.......
대단히 어려운 말은 아니라고, 혹은 흔히 쓰는 외래어라고 할지도 모르겠다.
이 사업을 하시는 분들께서는 외래어 혹은 외국어를 마치 일상 생활처럼 사용하기 때문에 이렇게 ‘우아한(?)’ 언어들을 썼지 않았을까 생각해 보았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역과 소통을 한다는 위탁사업자들의 이런 유식(?) 자랑을 주민 입장에서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들처럼 어려운 말을 쓴다고 해서 내용이 알차지는 건 아니다. 유식한 말이나 화려한 수사는 오히려 보고 듣는 이의 눈과 귀를 흐리게 만든다.
어렵고 힘든 군산사람들과 소통을 하려는 것인지, 자기들 공부 많이한 걸 자랑하려고 한 것인지..... 듣고 보기 민망한 게 필자만의 생각일까.
사업 개요와 그들이 만든 군산회관 에피소드를 살펴보면 더 더욱 기가 막힌다.
브랜드 아이덴티티, 아카이브, 리서치, 캍고리, 크리에이터, 거버넌스 사이트, 베어프리 ......
제로웨이스트, 오픈 소스, 유니버설 디자인, 베리어 프리, 레스웨이스트, 아이데이션, 아방가르드, 프로젝션 맵핑, 이머시브 퍼포먼스 ...........
‘소통, 협력’, 이런 말로 군산사람들에게 다가서겠다고?
느껴지는 게 없는지 묻고 싶다.
/채명룡 본지 발행인
채명룡 / 2025.07.28 15: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