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6일부터 7월19일까지 일반 관람
초대행사 :5월15일(금) 오후 3시 예정
2011년 개인전 이후 10년만의 외출
‘열정→순응→공허’ 의 가시밭 인생길 담아내
세상 사람들의 기억에서 멀어져갔지만 붓을 꺾지 않았던 최락도 화백이 10년의 시공을 건너 시련의 저편에서 돌아왔다.
군산의 원로 최 화백의 인생을 정리한 초대전이 40여점의 작품을 걸고 군산근대역사박물관의 ‘근대미술관’에서 5월 5일부터 7월 19일까지 3개월 동안 열린다. 작가와의 만남 행사는 사회적 거리두기에 발맞춰 5월 15일 오후 3시로 예정되어 있다..
그림을 그리고 싶은 열정이 사무쳐 반신불수가 되었고, 긴 세월 미술계에서 외톨이로 살아오면서도 그만의 깊고 울림 있는 작품을 때때로 발표하였던 그는 군산 땅에 작은 감동을 주어왔던 천생 화가였다.
올해 여든이 된 그는 한 때 ‘미스터블루’로 불렸다. 이제 인생 말년,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그의 개인전이 군산시의 초대전으로 열린다는 점은 무척 다행스럽다.
지난 2011년 정갤러리 개인전 이후 10년만에 내보이는 그의 작품은 열정보다는 공허의 의미가 더 깊이 배어들었다. 그의 말처럼 ‘우주류’의 이름으로 세상과 소통할 것이다.
<최락도 화백과 그의 작품 '어디서 무엇이 되어'>
열정을 갈무리한 간결미
1940년생인 ‘홍대미대’ 출신의 최락도 화백. 40대 전성기의 최락도는 서울 인사동에서 검은색 톤의 추상화로 미술계를 압도했다. 화폭엔 반항적 이미지가 가득했다.
용광로같은 에너지가 넘쳤으며, 번뜩이는 예지가 펄펄 살아 숨 쉬었다. 화가들이 흔히 죽음의 색이라 피했던 짙은 청색과 검은색 톤을 반항적으로 사용했다. 그러나 시련을 겪으면서 절망의 모습들로 뒤바뀐다.
이번 전람회에 내놓은 작품들은 그런 정열과 도전에서 한발 비껴 선 듯 한 모습이다. 어느 순간부터 세상 사람들의 희로애락을 하나의 화폭 안에 담아내려 했던 ‘우주류’도 여전하다.
여러 이미지들을 바탕색으로 갈무리하고 산을 소제로 인생의 의미를 간결하게 정리해 놓은 ‘설산’, ‘부부’, ‘그리움’, ‘나의 꿈’은 이번 전시회의 백미이다.
손을 뻗으면 잡힐 것 같았던 인생의 길은 가도 가도 끝이 없이 아련했으며 인생 말년의 그 곳은 역시 아득했다. 고행과 같았던 인생행로, 온 몸으로 걸었던 마음들을 모아 ‘어디서 무엇이 되어’, ‘저 높은 곳을 향하여’ 연작으로 담아냈다.
이번 작품들은 인생 말년에 다다른 최 화백의 순응의 의미를 담아내듯 담담한 인생 관조와 공허의 이미지로 남아 있다.
그대는 ‘미스터 블루’
역시 이번에도 그의 작품은 ‘최락도류’라고 불러도 될 듯한 ‘블루’가 대세이다. 대부분의 밑그림은 짙은 청색, 아니면 밝은 청색류이다. 그 바탕 위에 그가 가고 싶었던 길과 새로운 길을 만들어 놓았다.
간간이 반추상의 세계에서 조금 더 들어간 추상 작품들도 눈에 띈다. 가고 싶었지만 가지 못했던 곳을 향하여 무언가를 내밀어 놓은 이미지가 화면을 압도한다.
아직도 내려놓지 못한 꿈의 세계를 반원이나 원으로 형상화 시켜놓고 저 먼 나라를 가려는 듯 아스라한 산을 향하는 이미지를 엮어놓기도 했다.
어쩌면 조금은 우울하고, 살짝 어두웠던 지난 시절의 이미지는 이번에는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내면세계에서 인생을 정리하려는 심리가 작용하지 않았을까 짐작해 본다.
최락도 전람회는 마치 길들이지 않은 야생마들이 들판을 가로지르듯 했다. 그러나 이번엔 초원을 걷듯 부드러워졌다. 작품들에게 풍겨 나오는 감동은 오래 오래 가슴 속에 머물 것 같다.
전시회문의
근대미술관(군산시 해망로240)
(063)454-7870
전시기획 : 배수정 외
채명룡 / 2020.04.14 14:3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