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방문객 문화적 소통 상실 우려
운영규정·매뉴얼 강화, 현장인력 역할 재정립 필요
오는 30일 첫 잔치마당 열려, 사업취지 살리는 계기로
신흥동 말랭이마을에 위치한 입주작가 레지던스 운영이 제자리걸음을 하며 작가와 주민들이 함께 문화적 소통을 꾀한다는 당초 취지를 놓치고 있다는 목소리가 높다.
말랭이마을은 지난해 12월 레지던스 입주자 모집 및 관리운영조례가 제정되고 전시 및 체험시설 등 전체사업 준공이 완료됨에 따라 올 2월부터 시범운영을 시작했다.
레지던스 사업은 예술인들의 작업공간 지원과 주민·방문객들과의 문화적 소통을 통한 말랭이마을을 창작마을로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올 1월부터 입주가 시작됐다.
현재 총 9개동 가운데 7개동의 입주가 완료됐으며 2개동은 공동작업실로 5월부터 청년사업대상 공간으로 추가 조성할 계획이다.
문학을 포함한 미술, 영상, 전통공예(한복, 도자), 마술 등 다양한 장르의 전문작가들이 입주했다.
원도심 일대 근현대 문화관광콘텐츠 확장에 기여할 수 있는 말랭이마을의 새로운 콘텐츠로 주목을 받고 있는 레지던스 사업이 현재 운영과 관리의 허점을 보이며 방향 재정립과 개선책이 매우 시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최근까지 작가들의 작업과 함께 문화적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입주조건 상 작가는 매월 15일 이상(하루 4시간 이상 1일로 인정) 공간을 이용해야 하며 마을의 운영 활성화를 위해 군산시와 마을공동체가 말랭이마을 행사참여 및 전시작품 대여 요청 시 협조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이 규정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작가들에 대한 모니터링이 되지 않아 오랫동안 비워있어도 확인 할 방법이 없고 별다른 제제를 가할 수 있는 규정도 없다. 운영규정과 실무 매뉴얼이 세부적으로 갖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문이 닫혀진 작업공간이 다수이며 작가(활동) 없는 깜깜이 레지던스가 된 꼴이다.
시 관계자는 “마을 주민들이 있기 때문에 확인이 가능하다”면서도 “주민들의 업무가 아닌 이상 작업시간 확인과 관리에는 허점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운영주체 역시 업무역할과 기능이 매우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시설관리만 겨우 이루어지는 것으로 보이며 현장에 맞는 적절한 인력과 역할이 필요한 이유이다.
작가 A 씨는 “입주 초기 레지던스를 바라보는 작가들의 입장과 의견이 서로 달랐다. 협의하며 조정해가는 과정이다”며 “주민, 작가, 운영주체가 소통하는 대안이 마련되어 사업 취지를 제대로 살릴 수 있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오는 30일 입주작가 잔치마당이 열린다. 작가들과 첫 소통인 셈이다.
최승호 / 2022.04.20 10:28: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