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전라도 천년의 춤 코리아 판타지’ 개최
근대춤의 대가, 故 한성준과 정재만류의 ‘큰태평무’도 무대 올라
올해까지 10년을 이어온 ‘전라도 천년의 춤 코리아 판타지’가 지난 6일 예술의전당 대공연장 무대에서 전라도를 대표하는 명무들의 손짓과 발짓으로 한바탕 펼쳐졌다.
2021 전라북도 전문단체 지원사업으로 선정된 이번 공연은 (사)한국무용협회 전라북도지회가 주관했다.
노현택 지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전라도 천년이라는 말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전문적인 춤의 기원이 있다”며 “명작 춤을 선사하는 전문 명무들의 기량 또한 최고의 수준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힘차고 역동적인 북가락에 화려한 춤사위가 얹어진 ‘삼북춤’을 시작으로 전라도 민요인 성주풀이 육자배기 음률에 맞춰 춤꾼들의 자태를 멋지게 뽐낸 김명신 명인의 ‘전라교방무’는 관객들의 감성지수를 한껏 올려놨다.
이어 문근성 명인의 ‘설장구 놀이’로 관객들과 흥겨움을 주고받아 공연 앞머리를 재미있게 열어놓았다.
한국전통예술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존재인 남사당패의 공연에서 연희되었던 극 형식의 춤으로서 이번 공연에서 박종필 명인에 의해 재구성된 ‘한량무’는 한국춤의 정중동과 동중정의 매력을 제대로 보여주기에 손색없는 무대였다.
그의 춤이 유독 돋보인 것은 인물과 성격의 춤 형태가 일치할 뿐만 아니라, 그의 ‘한과 흥’ 이 오롯이 자신에게서 완결되었기 때문이다.
1900년대 한국 근대춤을 정립하고 발전시킨 한성준 선생에 의해 만들어진 ‘태평무’는 이름 그대로 나라와 백성의 태평성대를 바라는 왕과 왕비의 마음을 담은 춤이다. 하늘과 땅에 마음을 다해 기원하는 의미로 발디딤이 섬세하고 활동적이다.
이번에 김정숙, 박남영 명인 등 18명의 무용수가 선보인 춤은 한성준 선생의 손녀인 한영숙 선생에게 전해진 것을 그녀의 제자인 벽사(碧史) 정재만 선생에 의해 계승된 춤으로 의상이 간결화, 군무화(群舞化)되면서 ‘큰태평무’로 명칭했다. 벽사류 춤의 사군자 중 난(蘭)에 비유된다. 매우 화려하면서도 경건한 마음이 묻어나는 춤사위다.
‘더 이상 상처받는 일이 없기를 바라며, 아직도 당신 앞에 한 그루 나무처럼 서 있다...’는 김성훈 안무의 현대무용 ‘Black comedy’는 신선하고 파격적인 연출이 돋보였다.
김정숙(중요문화재27호 승무이수자)군산예총 수석부회장은 “오랜만에 춤다운 춤, 역동적인 큰 춤판을 군산무대에서 올리게 되어 감사하다. 공연을 계기로 다시 무용인들이 단합해서 시민들에게 좀 더 가까워지길 바란다”고 전했다.
최승호 / 2021.11.10 10:2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