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녀도를 찾아 주민들에게 사업 설명을 하는 오홍재 계장과 직원들
- 1월 섬 출장 발병, 오흥재 계장 재활 투병
- 기술직들 ‘위험한 현장 누가 가겠느냐’ 목소리
- 가족들 ‘단연히 국가가 책임져야’
- 군산시와 노조, 직원인권 위한 행보 주목
격무에 시달리는 같은 계 직원들에게 ‘내가 다녀 올 테니 업무 잘 준비하라.’ 말하고 섬으로 출장 떠났던 오흥재 군산시 어촌어항계장(현 어촌개발계)이 쓰러져 병원에 실려간지 한 달 반이 지났다.
가족들은 “출장 중에 쓰러져 뒤늦게 발견된 가장이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골든타임’을 넘긴 시술에 반신불수가 되었다.”면서, 공상 처리 등 국가에서 뒷감당 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공무원재해보상 심의회에서 공무상 질병이나 부상 여부를 판정받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가짜를 가려내려는 담당자들과 재해를 당한 당사자들의 한판 다툼이 기다리고 있다.
자칫 국가를 위하여 일하다 병을 얻은 직원과 그 가족들의 가슴에 상처로 남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최근 이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 연금공단에서 오 계장의 ‘혈압약 복용’ 등 상병 관계와 발병 원인과 직무 관련성 여부를 면밀히 재점검하는 움직임이 나오자 가족들은 불안해하고 있다.
가족들은 “나라 일을 위해 출장을 다녀오다가 발병한 걸 국가에서 책임져 주지 않으면 어느 공무원이 일을 하겠느냐.”면서, “당연히 공상 처리되는 줄로 믿고 있다.”고 했다.
또 “혈압 약은 꾸준히 복용해왔던 일”이라면서, “질병 없는 사람이 어디 있으며, 약을 복용하는 사람은 집에서 놀아야 하느냐”고 되물었다.
‘어촌뉴딜 300사업’에 선정된 고군산섬 무녀도 현장 확인과 비안도의 민원, 그리고 신규 사업 발굴을 위해 나선 전북도청 해양수산과의 연락을 받고 오 계장이 출장에 나선 건 지난 1월 17일 오전 8시 20분.
책임감이 유별난 사람이라 아침 일찍 섬으로 떠난 그는 도청 직원들과 무녀도와 비안도를 돌아보았다. 이날 오후 2시 30분경 직원(오근엽)과 통화 도중 ‘멀미난 것처럼 어지럽다’는 말을 했는데, 무심히 지나친 이 말이 뇌졸증의 전조 증상인줄은 뒤늦게 알았다.
이날 6~7번의 시도 끝에 연결된 오계장과 부인의 마지막 통화는 119대원들에 의해 발견되기 20분전인 저녁7시20분경. 그의 딸은 말이 어눌해진 아빠에게 “영상통화를 하자. 주변의 건물이 보일 거니까 우리가 찾으러 가겠다.”고 말했고, 도중에 끊겼다.
그리고 약 20분 정도가 지난 이날 7시 41분경 비응도 119소방정 안전센터 건너편에 주차된 그의 차 바깥에서 “운전석 옆쪽에 주저앉아 있었으며, 거동이 불편했고, 묻는 말에 대답을 못했다.”소방대원의 진술처럼 웅크리고 앉은 채 발견되었다.
가족들은 “아빠가 몸에 마비가 오니까 지리를 잘 아는 비응도 119센터 앞으로 갔고, 안에 있으면 발견되지 않을까봐 밖을 나온 것 같다.”고 추정했다.
유난히 추위가 매서운 1월에 군산시 공무원이 섬 출장을 나갔고, 돌아오는 도중에 정신을 잃고 쓰러져 원광대에서 수술을 받고 한방병원에서 재활중이다.
가족들은 “마지막 통화할 때 영상 통화를 보니까 차 안이었는데, 의지가 워낙 강해서 차를 안전한 비응도에 주차시킨 후 정신을 잃은 것 같다.”면서, “생활은 남은 가족들이 꾸려나가겠지만 일하다가 병이 난 아빠의 치료는 국가에서 해주는 게 맞지 않느냐.”고 했다.
공직 사회에서도 술렁이고 있다. 기술직인 공직자 A계장은 “한 겨울에 현장을 가려면 누구나 위험을 무릅써야 하는데, 이렇게 출장 나갔다 병이 난 직원에 대해 공상 여부를 가린다는 이유로 이상한 잣대를 댄다면 누가 어려운 현장에 나가려고 하겠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하다가 공상을 입은 직원의 인권을 지키기 위하여 군산시와 노조가 어떻게 대처하는지도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채명룡 / 2019.02.26 16:3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