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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톡톡 군산)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언어의 숨결

    채명룡 ml7614@naver.com

    • 2023.10.30 15:59:47

    (톡톡 군산) '한 폭의 수채화' 같은 언어의 숨결

    이소암 시인

     

    이소암 시집, '나비 기다려 매화 피랴'

    단아하고 정갈한 '상징파' 시인

     

    이소암 시인의 네번째 시집은 ‘나비 기다려 매화 피랴’가 제목이다. 난센스같은 제목 풀기가 시작된다.

    어쩌면 생소한 단어, 혹은 시어의 조합이다. 언뜻, ‘겨울을 나기’까지 ‘그리움을 허허로운 가슴에 채워 넣어야 하리’라는 구절이 떠오르게 만든다.
    이렇듯 그녀의 시상은 늘 주변을 돌아보게 만들고, 사소하며, 맹숭맹숭하다. 그런데 읽어보노라면 심심하지 않다. 가끔 고개를 꼬아야만 하기도 하고, 또 끄덕여 지기도 한다. 어느 땐 진부하다가 생경하다. 참 이상하다. 조화가 안되는 것 같으면서도 매끈하게 다듬어진다.
    절도가 있고 각이 질만한데도 은근슬쩍 비껴 서 있다. 군산대 평생교육원에서 문예창작 전임교수로 활동해서일까. 조금은 초월한듯 산새들 몇몇이 벌이는 저희들끼리의 애정 행각을 먼산 바라보듯 한다. 마음은 두고 온 탁발승처럼 말이다.

    ‘흰 나비가 대문 위로 날아다니고, 봄은 나른한데 폐지줍는 노부부가 봄볕에 머물다가 한걸음씩 눈에서 멀어지는 그 순간’, 그녀는 가슴 속의 셧터를 눌러두었다가 꺼내어 봤겠다. 
    그래서 봄날이었다가 아른하시다가, ‘온통 봄날’인데도 타인에게 선뜻 손 내밀지 못하는 ‘외눈박이의 슬픔’도 느꼈으리라.
    시가 난무하는 세상이다. 하룻밤에 십몇편의 시를 썼다는 말을 들어야 하는 세상. 누구나, 아무나 꺼리낌 없이 시인이노라 자처하는 세상이다. 시인이 시인이기를 부끄러워 하는 세상이다.
    이소암은 그런 잡다한 류(流)가 아니다. 단아하며 정갈하다. 국외자처럼 몇 점의 이미지를 툭 툭 던져 놓다가 선문답하듯 갈무리하는 상징파이다. 
    몇마디 평으로 그녀의 긴 한숨을 끄집어낼 수 있으랴. 다만 외유내강의 그녀처럼 시가 더욱 단단해졌음을 느낀다.
    ‘하지(夏至)’를 보면서 낮 시간의 절정을 맞는 그녀를 생각한다. 그리고 늘어져 있었던 한 여름을 떠올린다.
    단정하게 긴 머리를 내리고 세침하게 앉은 소녀 감성. 지금도 매무새를 바로잡고 있을 그녀와 닮은 소리들이 시집 속을 떠다니고 있었다.
    네번째 시집은 대개 길지 않은 시행이다. 짧다고 해서 호흡마저 짧지는 않다. 시라는 게 그렇다. 절제하다 보면 매너리즘에 빠지기 쉽다. 그러나 소암의 시는 왠지 다르다.
    한자를 보고 그 다음 단어로 이어지는 어간을 즐기며, 행이 바뀌는 동안의 행간을 음미한다.
    부질없는 소릴지 모르겠지만 맛을 보듯이 시집 읽기를 권한다. 단어와 단어 속을 넘나들면서 소암의 친구가 되기 바란다.
    불면의 밤을 새웠을 시인의 ‘새의 말’을 읽어드린다.  

     

    채명룡 / 2023.10.30 15:5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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