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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데스크의 창) 유감스런 태양광펀드사업

    채명룡

    • 2018.11.07 14:55:01

    (데스크의 창) 유감스런 태양광펀드사업

    (데스크의 창) 유감스런 태양광펀드사업

     

    사람 일이란 참 쉽게 잊혀 진다. 평생 아픔이나 상처로 남아 있을 일도 시간이 지나면 사그라지는 게 세상일이다. 그러나 아픔을 당한 당사자의 상처는 쉽게 아물지 않으며, 오래토록 가슴앓이를 하는 경우가 많다. 더구나 권력이나 국가로부터 아픔을 겪은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철탑을 세운다는 목적 아래 토지를 수용당하고 눈물을 흘려온 군산의 서부권 주민들의 심정은 어떨까. 공익은 어디까지이며 사익은 또 어디까지인가.

    주민들의 격렬한 반대 투쟁에도 88기의 철탑이 세워졌고 201612월부터 전기가 흐르고 있다. 지난 20083월경에 계획하여 한전에서 345kv 송전선로를 새로 건설한 이래 10년이 지났다.

    철탑은 임피의 군산변전소에서 출발해서 대야 IC부근의 고속도로~대야면 복교리~만경강 구 제방~회현면 학당리, 금광리, 월연리, 대정리~옥구읍 이곡리, 수산리, 선제리~군산대학교 남쪽에서 서쪽으로 자동차 전용도로~신관동, 산북동~신설 새만금변전소까지 약 32km구간에 세워졌다.

    수많은 집회와 민사소송비용, 손해배상 비용 등이 발생하였다. 한전 측에서 주민 상대 150건이 넘는 형사 고소 중 재판으로 간 것이 100여건이나 되고 수천만 원의 소송비와 벌금, 손해배상금을 무는 등 갈등의 골이 깊었다.

    마을 주민들의 주장으로는 송전선로가 지나가는 마을 주변의 땅값은 총액 기준 약 15천억 원 정도 하락한 것으로 추산되며, 송전선로 바로 아래에서는 일반지역보다 천 배가 넘는 전기장이 검출되는 등 생활환경이 극도로 악화되었다는 것이다.

    철탑이 지나는 구간의 수많은 시민들이 자신들이 지켜온 재산이 하루아침에 나락으로 떨어지는 걸 보면서 절망하고 낙담하여 왔다. 자신의 잘못이 아니고 오로지 국가의 공익적인 결정에 의한 일이었다.

    아직은 이들의 외침과 아픔이 기억에서 지워지기 전이다. 새로운 시장이 뽑혔고, 군산시가 재생에너지 정책으로 새만금 내수면에 200MW급 국내최대 규모의 시민참여 수상태양광 발전소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100MW 규모이면 1억원씩 시민 1,642, 200MW 규모에는 3,284명이 펀드에 투자해야 하는 규모로 잠정 추산된다.

    공공 기관이 사익에 부합하는 행정 행위를 한다면 최소한 명분은 있어야 한다고 본다. 더구나 강임준 시장은 철탑 피해를 비껴가지 못한 대야면 출신 아닌가.

    가치 있는 투자라고 한다면, 아니 최소한 시민들이 돈을 벌 수 있도록 한다는 사업이라면 공익이라는 이유로 손해를 본 주민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놓는 게 예의 아니었을까.

    정치란 외롭고 힘든 사람들에게 손을 내미는 일이다. 펀드에 참여하고 안하고는 그들의 몫이다. 다만 발표하기 전에라도 군산시가 고통 받아 온 당신들을 잊지 않고 있다는 걸 보여주었어야 했다. 태양광 펀드사업으로 이익을 주려면 우선 공익적인 희생을 강요당한 이들부터 배려하라. 그래야 세상 사람들이 이해할 게 아닌가.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는 한을 가슴에 품고 사는 시민들이 바로 옆에서 지켜보고 있다는 걸 잊지 않았으면 한다.

     

    채명룡 / 2018.11.07 14:5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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