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에게 ‘벽’은 어떤 의미인가. 나를 지키려는 것인가 아니면 누군가를 가두려는 행위인가. 일본이 거대한 ‘수출 제한의 장벽’을 세우고 있는 지금 우리는 어디로 가야 하는가.
벽(wall)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합성어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곳이 월스트리트(wall stret)이다. 미국 뉴욕 맨허튼의 금융가를 이르는 말이다.
뉴욕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1626년 네덜란드인들이 맨해튼 섬을 원주민들로부터 24달러에 사들여 '뉴암스텔담'이라고 이름 붙였다. 이후 1664년 제2차 영국과 네덜란드 전쟁과 1674년 웨스터민스터 조약으로 영국이 이 지역을 차지하였다.
땅 이름을 지을 때 새로운(new)이라는 뜻은 그냥 놔두고 암스텔담 대신 영국의 지방 이름 ‘요크’를 붙여서 오늘날의 ‘뉴욕(newyork)’이 탄생되었다.
당시의 24달러는 네덜란드 화폐로 60길더였는데 그 가치는 1,000달러 정도였다고 한다. 한 자료에는 “만약 4백 년 전의 그 24달러를 가지고 지금까지 연 8%의 복리 수익을 얻었다면 오늘날엔 수치상 100조 달러(한화 약 11경 원)가 넘는 돈이 되었을 것”이라는 주장도 하고 있다.
400년 동안 연 8%의 이익을 낸다는 게 가능할지는 의문. 그렇더라도 34,490㎢의 면적 (남한의 3분의 1) 위에 오늘 날 2,350만명이 살고 있는 세계의 금융 중심지이자 세계에서 가장 비싼 거대한 땅 덩어리를 그 값에 샀다는 이야기이다.
그 당시 원주민들은 땅을 팔았지만 허망했다. 이주민들과 함께 살았지만 네덜란드인들과 분쟁도 일으켰다. 결국 네덜란드 인들이 원주민 습격을 막으려고 나무로 벽(wall)을 세웠는데, 차츰 높아져 높이가 4미터에 이를 정도로 거대해졌다.
1699년 이 땅을 이어받은 영국군이 이를 철거했으며, 18세기 후반 뉴욕 증권거래소와 금융기관들이 들어섰다. 이 방벽을 따라 길게 거리가 만들어졌는데 그게 바로 세계 금융의 중심인 ‘월스트리트’이다.
스스로를 지키려던 ‘월(wall)’은 자칫했으면 자신을 가두는 철창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미국은 스스로를 지키려는 방벽에서 벗어나 큰 길을 내고 자유롭게 소통했다. 그 거리는 세계를 움직이는 ‘월스트리트(wall street)’로 발전되었다.
일본이 수출제한, 화이트리스트 제외 등등 우리를 고립시키려는 벽을 치고 있지만 그건 ‘섬놈의 몽니’에 다름 아니며, 우리가 하기에 따라서 그들 스스로 철창에 갇히는 결과를 낼 거라고 본다.
300여 년 전, 두렵고 힘들었지만 장벽을 허물고 세계를 향하여 큰 길을 닦았던 ‘월가’처럼 우리가 가야할 지향점은 분명해졌다.
과정은 힘들 것이지만 냉정하게 우리 자신을 돌아보자. 그리고 냄비 끓듯이 일희일비 하지 말자. 그리하여 당당하게 그 장벽을 넘자.
채명룡 / 2019.08.14 16:58: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