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만금육상태양광(자료사진)
에너지 자립도시 군산, 지향점 ‘흔들’
금융권 이자, 원리금 상환 부담 ‘군산시민 몫’
저소득, 청소년 등 ’복지혜택’ 전환 가능성 높아
“시민펀드 공모라는 목표에서 벗어나 저소득층 돕기 등 플랜B를 본격적으로 구상할 단계입니다.”
군산시민발전(주)가 에너지 자립도시를 표방하면서 야심차게 준비했던 시민 공모 펀드사업을 포기하려는 수순에 들어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시민들이 만들어 준 예산 100억을 출자금으로 내놓으면서 시민펀드 조성을 통하여 시민들과 이익을 공유하겠다던 ‘에너지 자립도시 군산’의 비전도 달성하기 힘들어졌다.
국민의힘 정부가 들어서면서 재생에너지사업에 대해 비판적으로 돌아섰고, 이에 따라 시민 펀드에 대한 금감원의 승인이 늦어지면서 사실상 이번 정부 체제 아래에서 시민펀드는 어렵지 않느냐는 전망이 우세했다.
군산시가 100억을 출자한 시민발전㈜와 서부발전㈜이 1,267억원을 들여 내초도동 1.2㎢부지에 99MW급 새만금 2구역 태양광 발전소를 건설했다.
군산시와 시민발전(주) 관계자에 따르면 전체 공사비 중에서 출자금 등 20%를 제외한 963억원을 지난해 11월 은행에서, 51억은 에너지 관리공단에서 대출받았다는 것이다.
이 회사 이사회의 파행도 시민 펀드 조성 등을 통하여 에너지 자립도시를 표방해 온 설립 목적 자체를 외면하는 처사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당초 대출받은 돈의 만기가 지난달 25일에 다가왔음에도 이사회가 갈팡질팡하면서 대환 처리를 하지 못하는 등 허술한 회계관리도 문제이다.
이와 관련 시민발전 관계자는 “A은행과 사전에 협의하여 자금을 이미 확정하였으며, 미리 일으켰던 원리금과 대출 이자 등을 갚았다.”고 답변했다.
시민펀드 1000억을 조성해서 공사비로 들어간 대출 원금과 이자를 갚고 나머지 수익을 최소 7% 이율로 시민들에게 돌려준다는 계획은 이런 과정에서 사실상 물거품이 될 처지이다.
그나마 지난해 말부터 올 7월까지 약 157억의 발전 수익을 달성하면서 연간 수익 기대치를 넘어서는 약 250억의 순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위안거리이다.
그러나 시민 펀드 조성 사업을 하면서 시공업체만 이익을 봤고 100% 출자한 책임이 있는 군산시와 시민들만 금융권에 대한 이자 4.8%와 원리금 상환 등의 부담을 안게 되었다.
최근 시민발전의 한 관계자는 “사업의 기본적인 전환이 필요하며 시민펀드가 장기적으로 어렵다면 연간 수백억의 수익을 공익 사업 쪽으로 환원시키는 방안, 예를 들면 청소년 교통비 지원 등 복지 혜택을 주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시민의 세금이 출자금으로 전액 투자된 시민발전(주)가 제 갈길을 찾지 못하자 군산시의 입장도 난감해졌다. 시민들의 정상화 요구가 거세질 경우 어떤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채명룡 / 2022.10.05 10:05:5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