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2년차 실제 상권 활성화에 도움됐는지 의문
화려한 사업 성과 홍보, 회계법인 검증은 ‘아직’
군산시와 재단, 사업단 관리감독 허술도 문제
오는 2025년까지 80억원을 투입하여 무너져버린 중앙동(공설시장, 신영시장, 중앙 상가) 주변의 상권을 살리려는 목적으로 전북에서는 최초로 출범한 상권르네상스사업단(이하 사업단)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
중소기업벤처부 공모에 선정되어 지난 2020년 5월 출범한 이 사업은 현재까지 30여억원을 들여 중앙동의 607개 점포를 중심으로 177,650㎡의 면적에 걸쳐 2년차 사업을 마무리했다.
사업단은 18개 사업군으로 나누어 사업군마다 적게는 1개 사업에서 많게는 8개 사업까지 줄잡아 60여개 사업을 진행하였지만 사업 목적에 맞게 추진되었는지는 의문이다.
상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해당 지역의 상권 특색을 반영한 ‘거점공간 조성’, ‘테마구역 설계·운영’, ‘상품과 서비스 개발’ 등등의 사업을 벌여야 하며 코로나19를 감안하더라도 사업의 본질이 변하면 안된다.
이 사업단이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시설물 사업과 상권 환경 개선, 창업지원과 상인 역량강화, 마케팅과 홍보 등에 사업비를 쓴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18개 분야별로 사업 추진 면면을 살펴보면 중복된 사업이 많고 일부 사업을 제외하면 사업의 성과가 과대 포장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었다.
실제로 국밥거리 환경개선 사업의 경우 간판과 시설 기자재를 교체했으나 이후에 배송 서비스 구축사업, 상인협업화 사업 등이 이어졌다.
상권을 돕는다며 진행한 르네상스 마켓에는 1회당 참여가 30~40팀이라고 하였으나 실제로는 다르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였다.
창업자들의 영상 스토리텔링 등을 전시하면서 코로나19 확산 우려로 사실상 축소 운영했으나 실적보고서에는 500여명이 관람했다고 썼다.
청년몰에 대한 중복 지원도 눈에 띈다. 우선 7개 점포에 대해 창업자 임차료 지원에 이어 인테리어와 간판도 지원했다. 여기에 방역 물품 지원은 물론이며 상인협업화 사업도 했다.
상권협의체 구성도 논란꺼리이다. 이 사업단이 양해각서를 맺었다는 구시장, 신영시장과 중앙상가상인회를 비롯하여 청년몰, 청년뜰, 사회적경제센터, 달그락 등등의 단체가 있지만 실제 상권과 연계될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상인들을 대상으로 하는 임차료 지원사업 또한 선정 과정에서부터 허술했다. 일부에서는 사업 종목과 전혀 다른 점포의 임대료를 내주다가 지원을 중단한 사례도 나왔다.
거점공간 창업자 모집 사업도 마찬가지이다. 건물주의 허락도 받지 않은 사업 대상지가 공고문에 나와 있는가 하면, 사업단에서 우수 사례라고 안내한 사업장은 임대료 지원 사업에 선정되었다가 말썽이 나자 중단한 곳이었다.
또 3억5천만원을 들여 5개 사업장의 건물을 리모델링 하고 있으나 대창철강, 대일반점 현장 확인 결과 사실상 재건축 수준이어서 누구를 위한 사업인지 의문시 된다.
사업단의 신뢰를 가늠하는 건 수의계약 진행 상황이다. 30억의 사업비 중에서 2년여 동안 18건에 모두 2억8천266만여원을 계약했다. 이 중에서 특정한 업체들과 다수의 사업 계약을 진행한 사실이 눈에 띄었다.
다이룸협동조합과 5건에 6천400만원, 투어앤미디어와 4건 4천140만원, 라인디자인과 4건 6천984만원, 디자인뉴턴과 3건에 2천717만원 등을 계약했다.
사업단 관계자는 “특성이 있는 사업을 진행하기 위해서 이들 업체를 선정했으며 여러 건의 사업을 몰아주려 한건 아니다”라는 취지로 답변했다.
그렇다면 이처럼 막대한 사업비를 쏟아붓고 있는 사업단에 대해 군산시와 상권활성화 재단은 어떤 역할을 하고 있을까?
군산시 관계자는 “(사업단이)중기부의 심의를 받은 연간 사업계획에 대해 이사회에 보고하고 있다.”면서,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하 소진공)에 위탁해서 사업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직접적인 업무 지시는 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상권활성화재단의 관계자도 “사업단의 전문가 직원들이 중기부의 지침에 따라 일을 하고 재단은 이사회 소집 등 돕는 역할을 한다.”면서 “사업단은 재단의 지시 아래에 놓여 있지 않다.”고 말했다.
사업단이 사실상 독립적인 지위를 가지고 사업을 추진하는 셈이다. 그러나 첫 해의 사업이 종료 9개월이 넘었지만 지금까지 외부 회계법인의 검증이 나오지 않는 등 납득하지 못할 일이 벌어지고 있다.
80억이나 되는 전체 사업비의 40%인 36억을 시 예산으로 조성해 놓고 군산시나 재단이 계획을 사전에 협의 받거나 사전 점검하는 관리 체계를 만들지 않은 이유라는 소리가 높다.
사업비 구성이나 집행이 지역사회의 특성에 맞는지 점검할 수 있는 장치마저 없는 사업단의 업무 형태는 시급히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채명룡 / 2022.01.14 09:58: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