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잔디 구장없는 축구 도시(?) 위상 흔들
경기장 멀고, 야간 조명 수준 낮아 문제점
4면 이상 집적화 된 축구센터 조성 필요
코로나19로 연기를 거듭했던 금석배 전국학생축구대회 고등부 경기가 8월 2일부터 12일간의열전에 들어간다.
그러나 지난 2018년 9월 12일 전북축구협회와 군산시가 협약을 맺고 금석배 군산 영구 유치키로 합의한지 12년만에 시설 낙후, 대회 규모 축소 등 위기를 맞고 있다.
특히 군산의 체육인들은 금석배가 전국 유일의 경기인 이름을 딴 대회 위상에 맞게 치러지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시설로는 위상 추락은 물론 스포츠 마케팅 시대를 제대로 준비하기 어렵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29일 군산시와 전북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모두 26팀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에는 대학 입학을 앞둔 고교 3학년생들만 출전하게 되며, 모두 4곳의 경기장에서 오전 9시30분부터 1경기, 오후 4시30분부터 야간 경기까지 2경기 등 1일 3경기씩이 무관중으로 열릴 계획이다.
전국 학생 축구대회는 대한축구협회(KFA)가 주말리그에 지장을 주지 않는 범위 안에서 전국대회 일정을 조정하면서 매년 1월~2월 6개 대회, 7월과 8월 4개 대회씩 모두 14개 대회가 열렸다.
그러나 코로나19 확산으로 대회가 모두 연기되었고 대학 입시에서의 선수 성적 자료가 필요했던 선수들과 대학측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이에 KFA가 동절기와 하절기 방학 기간에 열렸던 대회를 8월2~13일에 무학기, 금석배, 대한축구협회장배, 청룡기, 추계한국고교연맹전, K리그 U-18 챔피언십, 백록기를 우선 열고, 8월30일~ 9월10일까지 백운기, 금강대기, 대통령금배, 문화체육관광부장관배, 춘계한국고교연맹전, 문화체육관광부장관기 등을 개최하기로 일정을 조정했다.
고등부팀은 이 기간 중 2개 대회가 나갈 수 있으며, 대회당 참가팀수를 26팀으로 제한하면서 이번 금석배처럼 대회 규모 축소는 예견되었다.
경기도의 한 자치단체에서 코로나 확산을 우려해 대회를 반납하자 발이 묶인 26개팀의 다른 대회 추가 접수를 허용했다. 이에 불구 운동장 시설이 추가로 경기를 소화할 수 없을 정도였던 금석배는 참가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금석배는 월명축구장, 대야국민체육센터, 금강축구장, 교통공원축구장 등 4곳에서 열린다. 그러나 이 경기장 중에서 하절기 야간 경기 운영 방침을 밝힌 축구협회의 기준에 맞는 조명 시설을 갖춘 운동장은 월명, 대야 두 곳 뿐이다.
전북축구협회 관계자는 “군산의 경기장 시설이 다른 전국의 스포츠 마케팅 우세 지역과 견줘 볼 때 좋은 편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시설 확충을 바라는 의견을 냈다.
반면 같은 기간 제56회 추계 한국고등학교축구연맹전이 열리는 인구 5만 남짓의 경남 합천의 경우 38개 팀이 출전한다.
국제 규격의 축구장이 16면이 있고, 9개 구장에는 조명 시설까지 설치되는 등 국내 최고의 인프라로 언제든 야간 경기가 가능해 참가팀을 더 받을 수 있었던 것.
금석배를 영구 유치한 12년 전의 군산과 비슷한 시기에 인접한 곳에 5개 구장을 만드는 등 시설 투자에 집중한 결과 인구면에서 군산의 6분의 1인 합천이 국내 최대 규모의 대회를 매년 유치하여 온 것이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군산시는 대야국민체육센터와 군봉공원 축구장의 인조잔디를 깔고 축구장 규격을 국제 규격으로 확장했다.
그러나 군봉의 경우 운동장과 펜스 사이의 안전 거리 미확보 등 부상의 위험이 도사리고 있어서 사실상 정식 경기가 열리기 어렵다.
체육계의 한 인사는 “전북 장수군의 경우 4면의 축구센터 조성 등 대규모 시설 투자를 하고 있고, 전국의 축구마케팅 지역을 가보면 대부분 4면~8면까지 한 곳에 집중된 시설을 볼 수 있다.”면서, 군산시의 전향적인 정책 변화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채명룡 / 2020.07.30 11:01:3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