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 선거구의 총선 판세 ‘여전히 안개 속’
신영대 측 ‘도박장’ 대 김관영 측 ‘관광레저산업’
김관영 후보의 3선 도전에 노란 불이 켜진 요즘 군산 정치권은 민주당 신영대 후보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1년 내 재가동 공약과 김관영 후보의 ‘새만금복합리조트’ 재추진으로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경우에 따라 이 두 가지 공약에 대한 유권자들의 선호도에 따라 박빙의 선거 구도가 깨지는 결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다면 군산 경제를 침체의 터널로 빨아들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되는 줄어드는 인구를 반전시킬 수 있는 공약은 어떤 게 있을까.
지난 1월 이미 27만 인구가 무너진 데 이어 계속 감소 추세인 군산지역 인구를 감안하면 뾰족한 대안이 없는 게 현실이다.
신영대 후보는 ‘1년 내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의원직을 걸겠다’고 배수진을 쳤으나 실현 가능성에 대해서 회의적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신 후보의 눈에 띄는 공약은 군산 수산업 제2 부흥시대 선도 공약 정도이다. 수산업에 경쟁력을 갖도록 만들겠다는 건 매우 생산적인 공약이라는 평가이다.
무소속 김관영 후보가 대량 고용효과 공약으로 일자리 야심차게 준비한 ‘새만금복합리조트사업 유치’의 경우 반대 측으로부터 ‘도박장을 들여오려고 한다’며 된서리를 맞는 중이다.
그러나 드러내놓고 말하지는 않지만 대기업들이 물밀 듯이 빠져나가고 있는 지금 일자리가 없어서 굶어죽으나 카지노나 관광 레저 시설에서 일이라도 실컷 해보고 죽으나 마찬가지 아니냐는 자조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우선 신영대 후보가 내건 군산조선소 1년 내 재가동 공약의 실현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신 후보는 정부 공공발주 물량 확보와 제2 군산형 일자리방식 모델과 수리 조선소사업을 추진한다는 공약을 했다.
최근 전북지역 한 언론에서 현대중공업 관계자의 말을 인용하여 재가동과 관련하여 구체적인 일정을 잡았다는 보도가 있었지만 현대중공업의 공식적인 일정은 나오지 않았다.
더구나 세계 조선 경기가 호황으로 돌아서지 않았고,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합병 등 내우외환을 겪고 있는 시점이다.
현대가 울산과 거제, 목포의 삼호조선을 놔두고 군산조선소 일감을 새로 만들어 재가동 한다는 건 어떤 구체적인 선박 건조 계획이 나오지 않는 한 믿을 수 없는 소식일 가능성이 높다.
김관영 후보는 도시재생사업과 스마트빌리지 조성, 도심 숙박시설 확충 등 여러 가지 실현 가능한 공약을 하고 있지만 그 핵심은 약 25만개 일자리를 만든다는 ‘새만금복합리조트’이다.
신 후보 또한 새만금복합리조트를 공약했지만 김 후보가 구상하는 내국인 출입을 일부 허용하는 오픈카지노 사업을 포함하지는 않는다.
김 후보는 새만금이 군산의 미래이자 성장 동력이라는 인식 아래 싱가폴의 마리나샌즈베이를 모델로 하는 카지노를 포함하는 복합리조트를 구상하고 있다.
지지부진한 새만금을 획기적으로 개발할 수 있는 대안을 이 복합리조트 사업에서 찾자는 것이다. 지난 2016년 발표한 김관영 측 자료에 따르면 새만금 복합리조트가 건설될 경우 향후 5년 동안 생산 유발효과 23조5,000억원, 부가가치 8조9,000억원, 일자리 23만개와 매년 세수 1조원 발생 등으로 예상하고 있다.
군산의 주력 사업체였던 군산조선소, GM이 문 닫은데 이어 최근 타타대우와 OCI, 세아베스틸이 구조 조정에 들어가면서 줄잡아 5,000여명이 일자리를 잃는 등 군산경제의 축이 무너졌다는 절박감이 공약의 이면에 자리 잡고 있다.
적어도 25만개 일자리가 만들어지면 일자리가 없어서 빠져 나가기만 했던 인구가 다시 돌아오고 그동안의 장기 경기침체 국면이 일소될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반대 측은 ‘내국인 출입을 허용하는 카지노가 함께 들어오는 이 사업은 도박장에 불과하다.’면서 냉소적이다.
또 한국인의 도박 중독 유병율(CPGI)의 경우 영국의 1.4%, 호부의 4.3%보다 훨씬 높은 5.4%에 달한다는 관광연구원 보고서처럼 내국인들이 도박 중독에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찬성 측은 “언제까지 새만금이라는 허상에 목매달고 살라는 것이냐”면서, “반대를 위한 반대가 아니라 공론화를 거쳐 면면을 따져보고 인구 절벽으로 내몰리는 지역 상황을 감안하는 반대 운동이기를 바란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 시민은 “실제로 싱가폴의 ‘마리나샌즈베이’에 가보고 반대를 할 것을 권한다.”면서, “내국인(싱가폴 국민)은 신분 확인과 100싱가폴달러(약8만원)를 내고 입장하는 데 한 달에 한 번 출입이 가능하다.”고 경험담을 말했다.
또 “일자리가 없어서 젊은층들이 무더기로 군산을 떠나는 현실을 언제까지 두고 보아야 하느냐”고 했다.
채명룡 / 2020.04.08 16:0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