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김관영의 관록 vs 민주당 신영대의 도전
정쟁이 몰아칠 때마다 무소속 후보들이 돌풍을 일으키며 선거판을 뒤흔들어왔던 군산의 표심이 이번에도 나타날 것인가.
아니면 위기의식을 고조시키는 전통적인 선거 방법으로 민주당 표심을 자극하여 숨어 있는 민주당 성향의 몰표가 쏟아지도록 만들 것인가.
현역 김관영 후보는 ‘이겨서 민주당에 복당할 것’이라면서 자신에게 등을 돌린 전통의 민주당 표심을 어루만지고 있으며, 신영대 민주당 후보의 경우 ‘민주당을 등진 사람이 복당은 안될 말’이라면서 ‘산업·일자리·인구 유출 등 위기 3관왕으로 만든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논리를 펴고 있다.
26일부터 이틀간 이어질 후보 등록 이후 다음달 2일부터 시작될 선거전은 사상 초유의 깜깜이 선거로 치러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민주당’이냐 ‘인물’이냐를 놓고 초 접전이 예상되고 있다.
선거판이 요동칠수록 경쟁력 있는 무소속 후보들이 군산지역 선거에서 선전했던 사례를 볼 때 이번 선거에서도 무소속 돌풍이 재현될 가능성도 높다. 그러나 위기의식이 높아지면 묻혀 있던 민주당 표심에 ‘바람’이 불 게 뻔해서 섣부른 예상은 금물.
그동안 전통의 민주당 후보들에게 ‘인물론’으로 승부하여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무소속 후보는 지난 90년대의 김길준 후보와 강근호 후보 등이다.
당시 민주당은 갑·을 지구당이 갈등을 빚은 가운데 고인이 된 손석영 후보가 공천을 받았으나 구여권 인사들과 연대한 범시민 후보 김길준이 승리했다.
강근호 무소속 후보도 당시 신한국당 등 구 여권은 물론 함운경 후보 등과 연대하여 민주당 김철규 후보를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특히 대면 접촉이 어려워진 선거판이 형성되면서 얼굴 알리기에 어려움을 겪는 신영대 후보에겐 악재로 작용하지 않느냐 하는 게 일반적인 정치권의 관측이다.
반면 ‘코로나’ 사태를 겪으면서 위기감을 느낀 전통적인 민주당 성향의 표심이 본 선거전에 들어설 경우 뚜렷하게 결집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역인 김관영 후보의 경우 8년 동안 다져진 조직력이 건재하고 ‘큰 인물로 키워 달라’는 인물론이 어필하면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판단이다.
전통의 지지층을 결집시키면서 그들로부터 지지를 권유받은 이른바 ‘지지 명단’을 토대로 1대1 전화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신영대 후보의 경우 막강한 시·도 의원들의 지원 사격과 함께 지난 23년 동안 민주당과 함께 해 왔던 ‘민주당의 적자’임을 내세워 빠르게 지지세를 확산시키고 있다.
3선에 도전하는 현역 김관영 후보의 경우 ‘다시 뛰는 군산, GROW-UP’을 슬로건으로 경제 활력과 스마트도시, 머물고 싶은 도시를 만들어 나가기 위한 5대 비전을 내놓았다.
현역 시절 새만금에 카지노를 포함하는 복합 리조트사업을 추진해 왔던 그는 최근의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와 GM군산공장 폐쇄, OCI군산공장과 세아베스틸 구조 조정 등으로 군산 경제가 끝없는 추락을 계속하자 새만금에 복합리조트를 다시 추진하여 먹고살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자는 ‘대한민국 신 성장 동력’ 공약을 승부수로 던졌다.
8년 전 총선에서 17% 득표라는 유의미한 결과를 받아든 이후 청와대 행정관을 거쳐 중앙 정치권에서 절치부심하여 온 신영대 민주당 후보는 ‘뒤로 간 8년, 앞으로 갈 신영대’를 케치프레이즈로 ‘현대중공업 1년 내 재가동에 국회의원직을 걸겠다’는 공격적인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그는 ‘5대 경제 살리기’ 전략으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재가동’, ‘중앙 공공기관 군산 유치’, ‘전기차 클러스터 구축 및 강소특구 지정’, ‘고군산·새만금·근대역사지구를 잇는 국제 관광 거점사업’, ‘수산업 부흥’등을 내걸었다.
공약이나 슬로건 보다 프레임을 어떻게 만드느냐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김관영 후보는 민주당에서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을 전전한 이른바 ‘배신자론’이 악재이자 극복해야 할 과제이며, 신영대 후보는 중앙 정치권에서 성장해 온 이력에도 불구하고 민주당 후보로서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반대 여론을 어떻게 이겨내느냐가 관전 포인트이다.
채명룡 / 2020.03.26 09:3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