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핵심 5대 기업 줄줄이 고용 조정
- 대기업중심 산업구조 탈피 시급
- 군산시의 건설경기 부양책도 현장과 온도차
- 역사관광 기반 재조성 등 굴뚝 없는 사업으로 전환
군산경제가 절벽으로 내몰리면서 군산시가 거시적인 경제 살리기 운동에 나섰으나 때늦은 위기감의 표출이라는 비판과 함께 이를 극복할만한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나마 가능한 대안으로 전기차 관련 산업 유치를 위한 특단의 대책마련, 기업과 상생하는 기업유치 전담팀 운영, 지지부진한 중고차 수출단지, 대체부품 활성화와 관련 산업 육성, 건설경기 부양책, 역사관광 기반 재 조성 등의 소리가 나오고 있다.
군산시는 지난 14일 코로나 8번 확진자 격리해제와 함께 그동안 운영되어 왔던 ‘코로나 비상체제’를 ‘군산경제 대책 체제’로 바꾸면서 경제 살리기에 집중하기로 했다.
군산경제를 떠받쳐왔던 주력 기업들이 경기 부진, 물량 감소 등으로 경영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문제 제기에도 별다른 대책을 보이지 않던 가운데의 조치이다.
27만 인구가 무너졌다는 위기감과 군산경제를 이끌었던 주력 기업들의 생산 라인 조정 등과 맞물려 군산시의 총체적인 위기감을 반영한 조치라고 하지만 속내를 보면 진정성과 절박감에 의구심이 든다.
3년 전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 폐쇄와 이어진 GM군산공장 폐쇄로 사실상 1만여명에 달하는 인구가 빠져 나갔다.
지난해부터는 타타대우, 세아베스틸의 구조 조정설과 OCI군산공장의 조업단축 등 군산경제가 또 다시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신호가 계속되어 왔다.
그러나 군산시가 해 온 일은 소비 촉진 차원에서 벌여 온 ‘군산사랑 상품권사업’과 ‘시민발전주식회사’를 설립하여 태양광 사업을 벌이려는 데 집중되어 왔다.
또 GM군산공장을 사들인 명신 컨소시엄의 전기차 사업 변경과 올 하반기로 예정된 수백명 수준의 신규 채용과 맞물린 ‘군산형일자리’ 정착 등이다. 청년일자리, 영동상가활성화, 상권르네상스 등등의 사업은 경기를 부양할만한 동력이 부족하다.
반면 현장의 소리는 더욱 흉흉해졌다. 소문으로 돌던 OCI 군산공장이 실적 부진 등으로 폴리실리콘 생산 라인 2개를 중단한다는 결정이 내려졌고, 적어도 500여명의 직원을 고용 조정한다는 얘기가 떠돌고 있다.
타타대우의 경우 국내 판매 부진 등의 여파로 생산 라인을 주여 나가고 있으며 사실상 고용 조정에 나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세아베스틸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이다. 현대·기아자동차에 공급하여왔던 강판 판로가 막히고 특수강 시장도 과당 경쟁으로 판로가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오는 중에 지난해 말 고용조정 신호탄이 나왔다.
전 직원 무급 10일 휴가 소식에 이어 사무직 직원들의 사내·외 겸직 발령 등 사실상 고용조정이 시작되었다는 전망이 나왔다.
세아베스틸의 사내 사정 정통한 한 관계자는 “최근 세아 군산공장와 유사하지만 규모가 작은 경남 창녕 공장이 군산공장의 일정 생산 물량을 대체할 것이라는 말이 떠돌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는 생산직원 고용 조정이 눈앞에 닥쳤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군산경제의 핵심인 대기업이 고용 조정에 나설 경우 그동안의 구조조정 여파로 1만여명이 이미 빠져나간 군산시의 인구는 급속도로 줄어들 전망이며, 이에 따라 경제위기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란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4월 만료되는 산업위기대응 특별지역 지정기간 연장을 정부에 요청하는 한편 대기업 의존도가 큰 협력업체 지원 방안에 고심하고 있다.
실물 경기와 직결되는 건설 경기를 부양시키려는 군산시의 의사결정 구조는 현장과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새만금 토목공사 현장에서도 공사가 벌어져 왔지만 군산시 관할 건설사업장은 공사 중지가 계속되었다.
최근 상온이 계속되어 온 날씨를 감안하여 동절기 공사 중지를 탄력적으로 운영하여 건설업체들의 고용 부담을 줄여주어야 한다는 소리가 계속되어 왔으나 지난주 코로나 대책 간담회에서 뒤늦게 공사 중지 선별 해제를 결정했다.
이에 전기차 등 신산업군 기업유치 전담팀을 운영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고용 위기를 겪는 기업체 행정지원을 통하여 기업 상생 이미지를 강화하는 등 특단의 대책이 추진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또한 상권 르네상스, 영동상가 활성화 등 눈에 보이는 사업은 물론 관광 수요를 촉진할 수 있는 철거한 군산부청사 재건축, 개항 50주년 기념비 등 파괴한 일제강점기 유물 재건을 통한 역사교육 자료화 등 굴뚝 없는 산업으로의 대전환도 필요하다.
더불어 상권 추락의 원인이 인구감소에 있는 만큼 기업들의 고용 안정을 위한 기업 지원 대책을 군산시의 전 행정력을 동원하여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것으로 요구된다.
채명룡 / 2020.02.21 09:39: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