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3일 ‘시립예술단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공청회
시의회, “들어가는 예산 대비 공연 만족도 낮아”
예술단, “문화예술 가치, 돈으로 환산 불가”
팽팽한 대립 속 해결 방안 마련 못한 채 마무리
지역 문화 예술계가 살얼음판을 걷는 가운데 군산시의회와 군산시립예술단의 갈등이 극에 달하고 있다.
지난 23일 군산시립도서관에서 열린 ‘군산시립예술단의 과거, 현재, 그리고 미래’ 시민공청회에서 지자체 투입 예산 대비 공연 성과물은 기대 이하라며 시의회가 지적하고 나선 반면 시립예술단은 단순한 ‘경제 논리’로 예술을 평가할 수 없다고 거세게 반박했다.
공청회 토론 패널로 참여한 서동완 시의원은 “8시간보다 적게 근무하는 예술단원은 공무원 신분이 아님에도 하루 8시간 근무하는 공무원의 급여와 공무원 연금법을 적용받고 복지포인트, 공무원 단체보험 지원 등 공무원에 준하는 복리 후생을 제공받고 있다”며 “해마다 수십억 원의 혈세가 투입되고 있지만, 세금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수준 높은 공연을 하고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지자체 예술단과 비교해도 과도한 대우와 혜택을 받고 있지만 공연에 대한 시민만족도는 높지 않아 조직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군산시의회는 시립예술단의 인건비 비중 과다, 정기평정 임의적 운영, 근무시간 형평성, 근태 관리 부실, 조례 및 시행규칙과 상충되는 단체협약 등의 문제를 지속적으로 지적했음에도 개선이 이뤄지지 않음에 따라 예술단 관련 예산을 삭감한 바 있다.
그러나 “예술단 운영 성과가 공연 성과물의 만족도에서만 찾아지는 게 아니라 문화와 예술의 큰 흐름 속에서 시민 정서 속에 스며드는 보이지 않는 가치가 더 크다”는 예술계의 시각도 만만치 않다.
이진배 시립합창단 단원은 “근무시간 외에 공연에 필요한 개인 연습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근무시간 대비 급여가 높다는 지적은 예술의 특수성을 이해하지 못한 처사”라고 반박했다.
자리에 모인 군산시립예술단 단원들도 “예술을 경제 수익의 잣대에 놓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청회에 참여한 시민 A씨는 “예술적 가치를 돈으로 환산할 수 없다”며 “예술이라는 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이들이 진심으로 본연의 일에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시의회에서 존중해 달라”고 말했다.
결국, ‘예술단 발전 방안에 대한 시민의 의견을 청취하고 효율적인 예술단 운영을 위한 개선 방안을 논의하자’는 취지의 공청회를 진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양쪽은 날선 공방 속 서로의 입장 차이만 확인했다.
강해인 / 2024.05.28 15:3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