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초점) 9년 만에 검거된 군산고 장학기금 횡령 여직원
군중·고 개교 100주년 현수막이 장학재단 사무실 앞에 걸려 있다.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 동문 사회로 파장 확산
여직원 단독 범행 주장, 공범 등 수사 확대 여론
동창회와 장학기금 등 5억 5천원 피해규모 추정
당시 임원들 아무도 책임지지 않아 ‘도덕성 논란’
올해 개교 100주년 기념사업을 벌이고 있는 군산고 총동창회가 장학기금 등 5억5,000만원을 횡령한 여직원이 9년 만에 붙잡히자 또 다시 책임론이 불거지는 등 홍역을 치를 조짐이다.
군산경찰서는 지난 18일 9년 전 거액을 훔쳐 달아났던 군산고동창회 사무실 여직원 김모씨(52)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업무상 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 송치했다.
9년여간 경찰의 수사망을 피해오던 김씨는 이달 초 다툼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수배 사실이 확인돼 공소시효 1년을 남기고 덜미가 잡혔다.
경찰 조사에서 김씨는 당시 횡령을 단독범행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과 검찰은 공범은 물론 당시 동창회 임원들 중에서 책임질 가능성이 높은 동조자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우에 따라 수사가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2014년 당시 이현호 동창회장의 요청에 따라 이 횡령 사건을 자체 조사하고 고발인을 맡았던 관계자는 “자동차회사 영업을 했던 M씨가 존재 하지도 않는 동창회 사무부총장의 명함을 갖고 거액이 정기예치된 계좌를 해지하여 본인의 통장으로 돈을 이체받는 등 역할을 했다.”고 공범이 있었음을 밝혔다.
이 장학기금 횡령사건은 지난 2014년 6월 3일부터 3일 동안 하나은행 2억3,000만원, 농협, 9,900만원, 수협 9,000만원 등에 분산 예치해 두었던 장학기금을 모두 해지하고 계좌 이체 후 인출했다가 들통난 사건이다.
이 관계자는 또한 “여직원이 장기간에 걸쳐 동창회의 운영비에서 몇십만원에서 몇백만원씩의 돈을 야금야금 빼내 수천만원이나 써왔는데 이걸 모두가 몰랐다는 게 말이 안된다.”면서 추가로 책임져야 할 공범이 있는지도 확인해 보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건이 벌어진 지난 2014년 당시 군고장학재단(이사장 강현욱)은 심재왕 상임이사가 10여년째 관리해왔으며, 6억원대의 건물과 여직원이 들고 사라진 4억여원이 장학재단 기금의 전부였다.
당시 심재왕 상임이사는 “지난 6월 17일 이사회 감사를 받았지만 통장계좌와 잔고 증명이 이상 없이 제시되었으며, 이번 횡령 건 이후 확인 결과 이 또한 위조된 서류로 밝혀졌다.”고 말한 바 있다.
사건을 실사했던 관계자는 “재단 인감증명과 도장 등을 제시해야 계좌를 살펴볼 수 있으며 해지할 수 있는데, 해당 은행들이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아 예탁 금액의 30%를 물어낸 것으로 알고 있다.”라고 증언했다.
그러나 상근 여직원의 기금 횡령으로 장학기금이 고갈된 상황에서 교육부의 기금 충당 등 장학법인 관리가 제대로 이루어졌는지, 당시 상임 비상임 임원들이 손실금을 분담 책임졌는지의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채명룡 / 2023.08.22 14:5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