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의료원 병원 내 42개과 중 4개과 ‘휴진’ 상태
전국적인 ‘만성 의사 부족 현상’ 원인
전북도 “공공의대 설립, 지방 의사 파견 시 국‧도비 지원”
“가까이 있는 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데 의사가 없어 다른 곳으로 가라니…. 막막했죠.”
신창동에 사는 김모 씨(60)는 최근 귀에 이상을 느껴 군산의료원을 방문했다. 급한 마음에 병원의 문을 두드렸지만 의사가 없어 다른 병원으로 가야 한다는 답만 받고 돌아왔다. 결국 다른 병원을 찾았지만, 이는 김 씨 뿐만의 문제가 아니다.
가까이 병원이 없어 그나마 기댔던 공공의료원인 군산의료원이 의사가 부족해 주민들이 이용하는데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전국적인 사회 이슈이지만, 지역 공공의료서비스를 이용하는 시민들의 불편이 지속되고 있어 전북도와 병원 측의 조속한 해결이 시급하다.
지곡동에 위치한 군산의료원은 지리적으로 서군산 일대, 서천, 익산과도 가까워 동서남북을 아우르는 지역 거점 병원 역할을 하고 있지만, 현재 총 42개과 중 4개과가 ‘휴진’ 상태다.
“다른 병원으로 가죠. 보통. 집이 지곡동, 수송동처럼 가까운 곳이어도 치료할 수 없으니 어쩔 수 없는 결정이죠.”
국회 강은미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전국의 지방의료원과 보건소 등의 의사정원 실태를 제출받아 확인한 결과 지방의료원 35개 기관 가운데 정원을 충족하는 곳은 11개소에 불과하고 외과나 응급 등 필수중증 진료과목의 의사가 없는 곳도 여러 곳 확인됐다. 결원 인원으로는 청주 11명, 강진 10명, 군산 12명, 서울 19명 등이다.
인근 D종합병원 관계자는 “최근 군산의료원 결원 인원이 늘면서 가까운 우리 병원으로 환자가 몰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공공의료원이 직면한 가장 큰 문제는 의사들이 기피한다는 점이다. 군산의료원과 더불어 남원, 진안 등 도내 3개 공공의료원에서 일하는 전문의의 평균 연봉은 약 2억여 원. 민간병원보다는 상대적으로 낮다.
결국 인프라가 더 나은 곳을 찾아 수도권이나 임금이 높은 병원에서 일하려는 의사들의 이탈 현상이 발생하며 지방의료원 인력 부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맞물려 일부에서는 전북도에서 군산의료원을 직영하면서 발생이 예상된 문제점이었다고 보고 있다.
지난 2014년 전라북도 직영 체계로 전환된 후에도 이전 민간위탁 때 적용했던 직제와 임금체계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기 때문이다.
직제개편과 임금 문제로 지난 2021년 말 파업에 들어갔으며, 지난 7월 노사 단체협약에 따른 후속 조치로 올 1월 1일부터 새로운 임금체계와 직제 전환을 적용하게 됐다.
군산의료원이 의료 사각지대에 있는 서민들의 공공의료기관으로써의 역할을 다하려면 대학병원에 위탁 운영 등 현실적인 해결책에 눈을 돌려야 한다는 소리도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 전북도 관계자는 “의사 부족 현상은 전국적인 사례이기 때문에 도 직영 이후 의사 수 부족 현상이 발생했다기보단 대학병원과 종합병원 등의 선호과목 쏠림 현상, 수술 등 의료사고 발생에 대한 불안, 당직 및 근무환경, 처우개선 등 복합적인 원인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파악된다”고 했다.
이어 “전북도는 공공의대 설립을 추진하고 있으며, 국립중앙의료원과 공공의료발전 협의체를 구성해 의료인력 파견, 지원 등의 교육을 협력해 실시하려 한다”면서 “파견의사의 경우, 대학병원에서 지방에 의사를 파견해 주면 국‧도비 등 다양한 방면으로 지원하는 등 여러 차원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혜진 / 2023.01.19 10:0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