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은 여름이 무르익어가는 달이다. 무더위 속에 기온과 습도가 높아짐에 따라 불쾌지수가 상승하게 된다. 이럴 때 일수록 서로가 배려하면서 행복한 생활을 할 수 있는 지혜가 필요로 하고 서로 노력을 해야 한다.
사람과 사람이 마주하고 있을 때 서로 공명(共鳴)하는 경우와 공명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 사람들끼리 마음의 리듬에 의해서 마음속의 음악을 연주하는 방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왜 사는가. “삶”이란 진정 무엇인가? 홀연, 나이가 들다보니 그런 생각이 마음의 음악을 통하여 들려준다. 먹고 살기 위해, 이성을 만나기 위해, 아니면 재산을 모으기 위해, 명예를 얻기 위해 등등 모두 다 옳은 애기다.
그러나 고작 그것 때문에 산다는 것은 너무나도 소중하고 귀한 우리네 삶이 아닌가. 식사 후 적극적으로 밥값을 계산하는 사람은 돈이 많아서가 아니라 관계인 인연법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이고 일할 때 주도적으로 하는 사람은 바보스러워서 그런 게 아니라 책임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언제인가, 이웃 종교인인 고 김수환 추기경께서 삶은 무엇이냐는 질문을 받고, “삶은 계란”이라고 유머버전으로 웃음을 선사한 적이 있다고 한다.
그래, 삶의 여정은 그 같을 수도 있다. 아무튼 돌맹이보다도 더 무거운 삶의 질문에 그렇듯 가벼운 웃음으로 풀어낼 수만 있다면 참으로 좋을 것이다. 살고 살아도 풀기 어려운 문제가 삶이기 때문이다.
서양의 과학자가 ‘다이샤닝’이라는 액체를 발명하였을 때, 다이샤닝을 유리에 칠하고 그것을 유리를 통하여 보면 인간의 유체가 보였다고 한다.
분노의 감정을 가지고 있으면 그 사람의 유체는 갈색의 색체를 띤다고 한다. 연애감정을 가지고 있으면 분홍색으로 변한다. 흥분하면 빨간색으로, 겁에 질리면 하얀 색으로, 놀라면 파란색으로 나타난다. 인간의 감정에 따라서 그 사람의 유체의 색체가 다르게 나타난다.
그러하듯 다툰 후 먼저 사과하는 사람은 잘못해서 그러는 게 아니라 상대방을 아끼기 때문이고 늘 나를 도와주려는 사람은 빚진 게 있어서 그런 게 아니라 진정한 친구로 생각하는 염색채의 현상과 같다.
그리고 늘 안부를 문자로 보내주는 사람은 한가하고 할 일이 없어서 그러는 게 아니라 그 마음 속에 늘 벗들을 두고 있기 때문이다. 작은 것을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결국 큰 길로 가는 것을 놓치고 마는 것이다.
사실 꿈이든 인생이든 누구나 선택 앞에서는 망설이기 마련이다. 두렵기도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하고 좋은 결과를 상상하기도 하지만 생각이 많다보면 결국 아무것도 못할 때가 많다.
그래서 불사선불사악(不思善不思惡)이라, 좋은 생각도 싫은 생각도 하지 말고 그저 무심(無心)하라. 나라님도 뾰족한 방법이 없는 찜통더위의 코로나19 델타변이 확산으로 살기가 더욱 힘들어 아우성이다.
그러나 중·상류층 사람들은 먹고 사는 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 그 가운데 많은 사람들은 돈을 벌어서 어디에 쓰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없다. 다만 돈만 많으면 행복할 것이라는 돈 돈, 돈 신앙 관념적 사고에 머물러 있는 병증이 안타깝다.
하루 벌어 하루 사는 우리네는 돈은 생명 줄이라서 신앙과 같다. 이 가운데 길거리에서 밤 장사를 하며 일생 모은 재산, 어려운 곳에 써달다고 보시(布施)로써 기부 하는 통 큰 그분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를 보낸다.
송월 스님 / 2021.08.18 10:04: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