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페 <음악이야기>에 절망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였다. 믿었던 사람에게서 배신을 당한 후 삶의 의욕을 잃었다. 지금의 상황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쉽지 않다. 의욕이나 희망 대신 어쩔 수 없이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절망의 끝에서 만난 카페 <음악이야기>. 그들이 그곳에서 새로운 꿈을 꾼다. 이 소설을 통해 함께 웃고, 같이 울면서 따뜻한 위로를 받으면 좋겠다.
서장
(序章) -3
몇 시간이나 흘렀을까. 현우는 눈을 떴다. 머리가 지끈거렸다. 고개를 돌려 주위를 살펴보았다. 카페였다. 술에서 덜 깬 까닭인지 몇 시간 전의 일이 마치 꿈속에서의 일처럼 느껴졌다. 다음 순간 은수형이 떠올랐다.
'은수형.......'
그제야 은수형과 술을 마셨던 것을 기억해냈다. 은수형은 보이지 않았다. 이미 떠난 후였다. 테이블 위에는 그가 놓고 간 편지 꾸러미와 사진 펜던트만이 남겨져 있었다. 펜던트를 열었다.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아... 은유......'
그녀가 죽었다는 은수형의 말을 기억해냈다. 심장의 한 부분을 칼로 도려내는 것 같은 고통이 가슴에서 일었다.
음악이 흐르고 있었다. 그 음악을 현우가 튼 것인지, 아니면 DJ 찬휘가 튼 것인지는 알 수 없었다. 전인권의 <새야>가 카페를 휘감고 있었다.
‘새 이제 떠나거라 너의 하늘로
너만의 자유로운 세상으로’
펜던트 속 사진을 보고 있던 현우에게서 울음이 훅 터졌다.
‘새 이제 날아가라 너의 하늘로
너만의 아프지 않은 세상으로’
흐느낌이 새어 나왔다. 눈물이 솟구쳤다.
‘뒤돌아 보지 말고 그냥 날아가라
가슴 아프지 않은 곳으로
날아가라 뒤돌아 보지 말고
날아가라 내 생각하지 말고’
주체할 수 없는 눈물이 쏟아져 내렸다. 통곡이 터졌다. 음악 소리보다 현우의 엉엉 우는 소리가 더 컸다.
‘날아가라 날아라 날아가라
언젠가는 널 반겨줄 내 자릴 위해
날아가라 내 생각하지 말고
날아가라 날아라 날아가라’
2019년 11월 29일, 현우와 은유의 쉰다섯 번째 가을 어느 날이었다.(서장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