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관적이 된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특히 자신에게는 더 그렇다. 때로는 주관적인 자신을 객관적이라고 말한다. 카페를 비롯한 자영업을 하는 사람, 어떤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흔히 나타내는 모습이다. 내가 그랬다.
“카페 탐방의 함정”
카페를 차리겠다고 결심을 굳힌 후 지역 내에 있는 여러 곳의 카페를 방문했다. 비록 내가 정한 테마와 콘셉트와는 다른 카페들이었지만 부분적으로 참고가 될듯싶어 나선 탐방이었다.
우선 손님이 많다고 소문난 카페를 방문했다. 점심 식사 직후에 찾은 카페는 빈자리가 거의 없었다. 15개의 테이블이 거의 차 있었다. 두 시간 정도 있었는데 손님은 계속 들어왔고 자리가 없어 도로 나가는 사람도 있었다.
두 시간 동안 메뉴를 주문한 숫자는 50명이 넘었다. 시간대를 고려한다 해도 하루 100명은 넘게 올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 뒤에 방문한 다른 두 곳도 비슷했다. 내가 사는 소도시에 손님이 많은 카페가 여러 곳 있다는 사실에 나는 흥분했다.
덩달아 내가 차릴 카페에 대한 성공의 기대치는 높아만 갔다. 사실 그 카페들에서 장사가 잘 될만한 특별한 것을 찾아낸 것은 아니었다.
인테리어가 독특하거나 돈을 제법 쏟았다는 생각은 들었다. 커피 맛이야 내가 잘 알지 못했지만 설마 커피맛 때문에 그렇게 많은 사람이 찾을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실제로 웬만한 카페의 커피는 모두 맛있었다. 그렇다 하여 주인이나 직원들이 특별히 친절해 보이는 것도 아니었다.
그것은 나로 하여금 내가 차릴 카페는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는 착각에 빠지게 했다. 고급스러운 인테리어, 맛있는 커피, 친절한 서비스, 그런 기본적인 것들에 더해 음악까지 수준 높게 제공한다면 무조건 성공할 것이라는 나만의 환상에 사로잡혔다.
진심인지는 모르지만 지인들은 확신에 가까운 응원과 덕담을 보냈다. 더는 카페 창업을 미룰 이유가 없었다.(계속)
이현웅 / 2019.12.18 15:0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