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끝난 대통령 선거부터 시작해서 지방선거까지 일년 이상 선거 정국이 계속되고 있다.
선거 없는 날은 한 번도 살아보지 않은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다.
대통령 선거 때 한목소리를 냈고 동지처럼 살았던 사람들이 이제는 단체장 후보를 두고 서로 갈라져서 비난과 욕설을 쏟아낸다. 지금만 그런 것은 아니다. 과거에도 늘 그래왔다. 그러나 그렇게 해서, 누구를 당선시켜서 원하던 삶은 얼마나 이뤄냈고 후보 시절에 그렇게 약속했던 것들을 실천해서 세상을 얼마나 변화시켰는지 피부로 느끼는 것은 없다.
똑똑하고 잘나서, 지인이라서, 동문이라서, 친척이라서, 아는 사람의 부탁이라서 등등, 지지하는 이유는 각양각색이다.
후보를 두 종류로 나눠보고 싶다.
첫째는, 이미 선출직을 겪으면서 검증된 사람과 둘째는, 처음으로 출마하는 사람이다.
이미 선출되었던 사람은 그가 어떤 정책을 폈고, 그 정책이 과연 유권자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가를 생각해 보면 된다.
나는 시민 사회 환경 운동을 하면서 이미 선출직에 있던 많은 사람을 직접 만나보고 대화도 했다. 그리고 그가 하고자 하는 정책을 반대하면서 왜 반대하는지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도 했다. 그런 경험을 통해서 계속 지지할 것인가, 새로운 사람을 지지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처음 등장하는 후보에 대한 평가는 훨씬 어렵다. 자주 만나는 지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가 정치인으로서 합당할지는 아직 경험해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소한 현직에 있거나 과거에 선출된 경험이 있는 사람과 비교해서 더 나은 점을 찾을 수 있다면 지지하는 게 옳을 것이다.
여러 후보가 가게로 찾아온다. 현직이지만 지난 4년간 무엇을 했는지 모르겠는 후보도 있고, 초선이지만 역시 왜 느닷없이 나타났는지 모를 후보도 있다.
찾아온 이유를 절박하기 때문이라는 사람도 있다. 그의 당선에 대한 절박함에 내가 동의할 이유는 아직 찾지 못했다.
어디서 무엇을 하는지조차 몰랐던 사람들이 문자 폭탄을 보낸다. 학교 졸업 후 한 번도 연락 없던 친구가 애경사를 알려오는 것처럼 참 많이 불편하다.
비굴하게 표를 요구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너무나도 당당한 나머지 뻔뻔하게 보이는 태도로 표를 달라는 것도 그리 유쾌하게 받아들일 일은 아니다.
더구나 “당신이 나에게 표를 줘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 아니야?”라는 태도는 더욱 그렇다.
“그래, 당신이라면 안 찾아와도 내가 표를 줄 만한 신뢰할 수 있는 정치인이 될 거야” 라는 마음으로 즐겁게 투표해 줄 그런 후보자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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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진 / 2022.04.29 09:4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