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이 부모 앞에서 싸운다. 그만두라는 부모의 말에도, 아이들은 서로 자신이 억울하며, 상대의 잘못이 무엇인지를 일러바친다. 그중 하나에게 “네가 먼저 그만둬” 라고 하면 그 아이는 정말 너무나도 억울해서 엉엉 울며 “왜, 나한테만 그만두라”고 하느냐며 항변한다.
언쟁이 붙었을 때, 어느 한 편이 먼저 중단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상대가 먼저 비난하며 공격해 왔고, 그것에 마음이 상해서, 상대보다 더 강하게 역공한다.
다시 공격을 받은 상대가, 이번에는 좀 더 세게 다시 공격해 온다. 그리고 또 더 센 공격을 가한다. 이렇게 되면 그칠 수가 없고, 서로가 상처를 입고 만신창이가 된다.
정치인들의 이런 싸움은 마치 부모 앞에서 서로가 자기 편을 들어 달라는 생각으로 싸우는 어린아이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런데 그것을 바라보는 부모의 눈에는 누가 더 옳고 그름이 없이, 둘 다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가, 자신의 지지자를 더 많이 확보하려는 차원에서, 자신의 위치를 위협하는 다른 후보를 집중해서 공격하는 방법이 이른바 ‘네거티브’ 전략이다.
자신의 정책을 보여서 상대를 이길 자신이 없는 사람일수록 이런 방법을 더 많이 사용한다.
국민과 나라를 위해서 대통령을 하겠다는 사람들의 출마 이유가 “아무개를 반대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반대한다는 그 정권에서 고위 공직자로서 월급을 받던 사람들이, 제 뜻대로 하도록 놔두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간에 뛰쳐나와서, 그 이유로 자기가 대통령을 해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운다.
그렇다면 만약 자기가 대통령이 되었을 때, 자기처럼 하는 어느 고위 공직자가 나타나면 그때는 어찌할 것인가 묻지 않을 수 없다. 이들의 말속, 그 어디에서 국민을 위하는 생각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르겠다.
같은 당 소속으로 경선에 나선 후보자들이, 서로가 한팀을 강조하며, “비난하지 말고, 다음에 누가 되든 경선에 승리한 자를 위해서 손잡고 도와야 한다”라고 말한다. 그런데 그 중심은 모두가 자기에게 있다. “내가 경선에서 승리할 것이니, 너는 그때 무조건 나를 도와서 우리가 이기도록 해야 해”라는 뜻이다. 그러나 정작 자신은 다른 후보에게 그럴 생각이 없다.
대통령은 국민의 지도자가 아니다.
대통령이 되려거든, 국민 위에 서려고 하지 마라. 대통령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서 일하는 수많은 머슴의 리더일 뿐이다.
당신들이 아무리 저열하게 싸워도 듣고 판단하는 것은 유권자의 몫이고, 유권자인 국민은 바르게 판단할 것이다.
상대의 공격을 받고 억울해 죽겠는데, 지금 내가 먼저 그만두면, 정말 내가 그런 사람인 줄 국민이 오해할 것인데 어떻게 그만두느냐고 하지 말고, 먼저 싸움을 멈추는 용기를 보여 주기 바란다.
오직 국민을 믿고, 바르고 선하게 경쟁하라. 국민은 바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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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진 / 2021.07.28 10:05: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