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카 신대륙에 가기 위해 항해를 시작한 청교도들은 65일간의 긴 항해를 하면서 마실 물과 양식이 부족했다. 그런 가운데 부푼 꿈을 안고 도착한 신대륙이었지만 계절은 겨울이었고, 심한 식량난과 추위, 기후 차와 영양실조로 인해 첫해 겨울에 102명 중 44명이 죽었다. 나머지 살아남은 사람도 각종 질병에 시달렸고 일손은 부족했다.
그런 심한 고통을 겪던 그들에게 마음 착한 원주민들이 옥수수 등 곡물을 가져다주었고, 농사짓는 방법도 가르쳐 주었다. 이들의 도움으로 인해 다음 해인 AD 1621년 청교도들은 풍성한 추수를 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들은 친절한 인디언들을 초대해서 추수한 곡식과 칠면조 고기 등을 함께 나누어 먹으며 신대륙에서의 첫 번째 추수감사절을 갖게 되었다.
이렇게 시작된 미국의 추수감사절이 선교사를 따라 우리나라에 들어오게 되었고, 한국교회는 대개 11월 셋째 주일을 추수감사절로 지키지만, 미국에서는 11월 넷째 주 목요일부터 추수감사절이 시작된다.
그러나 이런 추수감사절은 본래 성경에서 말하는 추수감사절의 의미와는 약간 다른 부분이 있다.
이스라엘의 농부들은 1년에 세 번 추수한다. 이들은 그때마다 명절을 지키는데 그것이 이스라엘의 3대 명절이다.
겨울 보리를 거두고 해묵은 누룩을 제거하는 봄에 맞는 무교절(유월절), 여름 보리와 밀을 거두는 맥추절(칠칠절), 올리브와 포도를 거두는 가을의 수장절(초막절)이 있다.
무교절은 출애굽이라는 역사적 사실과 결합 되어 유월절이 되었고, 맥추절이 시내 산에서 율법을 받은 역사적인 사실과 결합 되어 칠칠절이 되었고, 일 년 중 마지막 추수를 축하하는 수장절이 이스라엘 광야 생활과 결합하여 초막절이 되었다.
그러므로 굳이 우리가 지키는 추수감사절이라면 3대 절기 중 초막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옳은 것이다.
초막절, 곧 수장절은 그저 과일과 곡식을 수확하는 것에 대한 감사로 그치지 않는다.
그들은 수확을 마치고 곡물을 창고에 수장하고 나서, 집을 떠나 밖에서 7일 동안 초막을 짓고 그곳에 거한다.
백성들은 감람나무, 화석나무, 종려나무의 무성한 가지와 버들을 취하여 지붕 위나, 뜰안이나 하나님의 전 뜰 안이나, 혹은 광장에 초막을 짓고 그곳에서 7일을 지낸다.
초막에 누워서 밤하늘을 보면 달도 보이고 별도 보인다. 비록 엉성한 공간이지만 그런데도 이 초막을 통해서 광야의 백성들은 그곳에서 추위와 더위를 피했고, 만나와 메추라기를 공급받아 그 위험한 광야를 지날 수 있었고, 그렇게 도우신 하나님의 은혜는 절대 잊으면 안 되는 것이 이스라엘 백성이 추수감사절(초막절)을 지키며 기억하고 감사해야 하는 내용이다.
요즘 우리나라 수도권에 사는 사람은 최대의 이슈가 부동산값이다. 집 한 채에 수십억이 넘고, 그것 하나 소유하는 것이 인생의 목표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파트 평수가 몇 평이든, 그 값이 얼마든, 하나님 보시기에는 그저 초라한 초막일 뿐이다.
서울이라는, 강남이라는 마당에 세운 초라한 초막일 뿐인데 사람들은 그것이 최고인 줄 안다.
풀로 지은 초막은 일주일이 지나면 다 시들어 버린다. 세상에서 아무리 호화로운 주택이라고 해도 영원한 천국에 비하면 그것은 곧 시들어 버리고 말 초막일 뿐이다. 불편한 초막에서 일주일을 견딜 수 있는 것은 곧 안락한 집으로 들어갈 희망이 있기 때문이다.
겨우 일주일을 살기 위해서 그 초막을 남보다 호화롭게 지을 필요는 없다. 더 넓은 공간을 확보하려고 다투지도 않는다. 그 초막을 짓고 소유하는 일에 인생을 건다면 그것은 참으로 어리석은 것이다. 그런데 오늘 우리는 그 시들어 버릴 초막을 짓고 소유하는 일을 인생 최대의 목표로 삼는다.
더 넓고, 크고 웅장하고, 호화로운 초막을 짓고 소유하는 일에 일생을 걸고 산다면 이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비록 곳간이 넘쳐나지 않지만, 오늘 이만큼 사는 것에 대해서, 내 아파트 전체 팔아 봐야 서울 아파트 베란다 한 평 살값도 안 되는 곳에 살지만, 뒤돌아보면 감사할 일이 넘치지 않는가 말이다.
*본 칼럼은 본지의 편집 방향과 관련이 없습니다.
남대진 / 2020.12.03 14:44: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