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했던 4.15 총선이 끝나고 3개월째로 접어들었지만 우리는 지금 저들이 국회에서 무엇을 하는지 알 수가 없다. 이 글이 발표될 시점에는 부디 국회가 정상화되어서 할 일 하는 모습을 보기 바라는 심정이다.
야당 원내대표가 제 뜻대로 원 구성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국의 사찰을 유랑하고 있고, 언론에서는 칩거 중이라는 말을 사용한다.
국회의원은 선출된 공무원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어느 공무원이 제 뜻대로 되지 않는다고 해서 업무를 내팽개치고 사찰을 전전할 수 있을까?
이렇게 업무를 내던진 국회의원들이, 자신처럼 일은 하지 않고 무단으로 사찰을 떠도는 일반 공무원이 있다면 당장 징계를 요구하며 거품을 물 것은 분명하다.
그의 요구처럼 특정 상임위원장을 가져가는 것 만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거나, 이른바 칩거를 하는 것이 국민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하는 국민이 몇 명이나 있을지 모르겠다.
더구나 모든 상임위원장을 다 가져가고 여당이 하고 싶은 대로 하라, 우리는 구경이나 하겠다는 생각이라면 그것이야말로 심각한 직무유기이며, 국민을 무시하는 처사일 뿐이다.
무엇을 위하여 국회의원이 되었는지 묻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있고, 가고 싶은 자리가 있다. 그것을 통해서 걸맞은 일을 하기 위해서이다.
아무리 먹고살기 위한 목적만으로 어떤 일과 자리를 택했다고 해도, 최소한 그 일을 하고 얻는 대가에 맞는 일은 해야 한다.
건축업자라면, 받는 돈에 부끄럽지 않은 만큼의 건물을 만들어내야 한다. 공무원이라면 받는 월급에 맞는 만큼의 일은 해야 하고, 정치인이라면 누가 봐도 최소한 유권자와 시민을 위해서 일하는 모습을 보이고 정해진 월급을 받아야 한다.
남을 위한 삶에 자신을 던지기로 했다면 최소한 누가 봐도 그런 삶은 살아야 한다.
목사는 목회를, 교사는 가르치는 일을 해야 하고, 검사는 공정한 수사를 해야 하고, 판사는 정의로운 판결을 내려야 한다.
적어도 내가 무엇을 하기 위해, 무엇이 되었다면 최소한의 그 일은 해야 한다. 그리고 그 자리에 부끄럽지 않아야 하고, 자신의 양심에 거리낌이 없어야 한다.
무엇을 하라고 그 자리를 만들어 준 사람에게 실망만 안겨 줄 뿐이라면 당장이라도 그 자리를 떠나야 한다.
우리는 무엇을 하기 위해 무엇인가 되어있다. 나는 지금 무엇을 하기 위해 이 자리에 있는가, 처음에 원하고 바랐던 그 무엇을 위해서 바르게 가고 있는가?
남대진 / 2020.07.02 10:3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