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확한 표현인지 알 수는 없지만, 지금까지 살면서 느낀 정치의 목적은 유권자를 위해서 일하는 것이고 정치인은 그 일을 하기 위해서 선택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그리고 유권자는 누군가를 선택한다. 즉 선거 때 누구를 선택하는 것은 결국 유권자 자신의 행복한 삶을 누리기 위한 목적이다. 여기에서 행복한 삶이란 권력에 빌붙어 부당한 이권 등을 통해서 남에게 피해를 주고 부당한 이득을 챙기는 것이 아니라, 정상적으로 일하고 성실하게 법을 지키며 살면 최소한 불이익은 당하지 않아야 한다는 지극히 소극적인 것을 말한다.
내년 4월 총선이 얼마 남지 않았고, 이미 출마자들은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조금 더 있으면 문자메시지는 밤낮없이 날아들 것이고, 문턱이 닳도록 많은 사람이 굽신거리며 들락거릴 것이다.
유권자는 혹시라도 좀 더 나은 삶을 보장해 줄 정치인이 있을 것을 기대하며 이런 불편을 참고 결국엔 누군가 한 사람을 선택하게 된다.
최소한 선거 운동에 돌입했을 때의 출마자는 정치인이라고 할 수 있다. 유권자가 원하는 모든 것은 다 해결해 줄 것이라고 손가락 걸고 약속해 주니 말이다.
그러나 당선증을 받는 즉시 그 정치인은 벼슬아치로 변한다.
지금까지 지지해서 당선되는데 한 표로 도움을 준 그 어떤 정치인도 다르지 않았다. 내년 총선에서도 또 같은 일을 경험할 것이지만 그래도 다시 누군가를 선택해야 한다.
선거 전에는 “당신의 한 표가 소중합니다.”라고 하지만 당선 후에는 “당신의 그까짓 한 표가 무슨 도움이 되느냐?”라고 한다. 그래서 유권자 대하는 태도가 완전히 달라진다.
혹자는 말한다.
“저 사람이 원래는 저렇지 않고 정말 착한 사람이었는데 국회의원이 되더니 참 이해할 수 없게 변해 버렸다.”
그러나 다수의 심리학자는 말한다.
“그 사람은 변한 것이 아니라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는데 이제 그 본성을 드러내는 것이다.”
동의한다.
당선되어 그 자리에 가면 반드시 그럴 사람이었기에 그렇게 된 것이다. 당선되기 전에는 그런 본성을 보여줄 상황이 아니었던 것뿐이다.
최고의 권력자부터 고위 공직자와 장·차관, 그리고 여당과 야당의 정치인 중, 정치인은 보이지 않고 벼슬아치들만 보인다.
오직 자신의 더러운 이득을 챙기기 위해 가진 권력을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더러운 간신배와 벼슬아치들만 가득한 나라에서 당연히 국민의 신음은 커 갈 수밖에 없다.
벼슬아치가 아닌 정치인을 갖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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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진 / 2023.08.08 16:0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