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대진 수필가, 시민·사회·환경운동가
어떤 사람들은 정치인을 싸잡아 비난한다. 모두가 다 한통속이고 그놈이 그놈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정치에 관심 많은 사람을 “관종”이라고 비난한다.
교회에서 목사는 설교할 때 정치에 관한 이야기를 하면 큰일 난다고 생각한다. 어떤 이들은 정치에는 전혀 관심 없고 그저 경제나 좋아지기를 바란다고 하는 이도 있다.
이런 주장들이 과연 옳은 것인가?
우리 삶에 정치적이지 않은 영역이 하나라도 있을까? 제대로 된 정치가 없는데 과연 경제가 좋아질 수 있는 일일까? 경제가 무너지고 교육 시스템이 무너지는 것은 정치가 잘 못 됐기 때문이다.
물론 어느 정당을 지지하든, 무조건 그 정당은 옳고 상대정당은 틀렸다고 하면 그것은 옳은 일이 아니다. 지지하는 정당에서도 비판받을 사람이 있고, 지지하지 않더라도 그 정당에서 옳은 정치하는 사람이 있다면, 인정해 줘야 한다.
예수께서 언제 정치를 외면한 적이 있었는가? 예수는 늘 불의한 권력을 비판했고, 심한 독설을 퍼붓기도 하고, 여러 가지 비유를 들어 불의한 권력자를 비판했고, 결국 그래서 유대 지도자들의 미움을 받아 십자가에서 처형을 당한 것이다.
목사가 강단에서 불의한 세력에 대해서 침묵한다면, 그는 비겁한 종교인에 지나지 않는다. 목사들은 자기를 가끔 선지자적인 사명이 있다고 말한다.
선지자의 사명은 무엇인가? 선지자의 가장 중요한 사명은 불의한 지도자를 꾸짖는 것이다. 그래서 회개하고 바른 정치 지도자가 되기를 위해서 자기 목숨도 아끼지 않는 사람이다.
물론, 불의한 권력을 꾸짖기는 고사하고 오히려 무당과 사이비 집단들과 손잡고 불의한 정권을 만들어내서, 함께 악인의 길을 가며, 저들이 던져주는 더러운 음식 부스러기를 얻어먹으며 만족하는 저 위선자들에게 정도를 가라고 요구하는 것 자체가 난망한 일임을 모르는 바 아니다.
10.29 이태원 참사에 대해 국가는 국민에게 침묵을 강요했다. 교회도 역시, 같은 길을 걷고 있다. 불교 승려들이 서울 한복판 아스팔트에서 진상규명을 외치며 오체투지를 하고, 천주교 정의구현 사제단에서 추모 미사를 하건만 교회는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비겁하다.
양비론은 결국 강자의 편을 드는 것이고, 침묵하는 것으로는 아무도 위로할 수 없다. 침묵은 금이 아니다. 그저 비겁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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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진 / 2022.12.07 14: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