컵 속의 얼음들
송진권
이젠 어쩔 수가 없어
안 돼 조금만 더
점점 내 몸이 녹아 버리고 있잖아
우는 거 아니야
슬퍼서 그런 거 아니야
그렇지만 더는 어쩔 수가 없어
이렇게 끝나는 게 좋을 거 같지만
그래도 아쉬워
우린 원래 냉정하게 태어났지만
왜 이렇게 세상은 따뜻한 거야
조금 더 여기 있고 싶지만
눈물 줄줄 흘리며 나는 가
안녕
모두모두 잘 있어
<동시마중> 2020년 5·6월
*
∥신재순 (시인/전북작가회의 회원)
폭염주의보도 들려오고 뜨거운 여름이 옵니다. 얼음물을 찾는 나날이 많아졌습니다. 컵 속의 얼음을 보고 써 내려간 시인의 재밌는 상상이 웃음 짓게도 하고, 시원하면서 마음 가득 따스함으로 다가오기도 합니다. 코로나19도 사람을 위협하고 있지만 왜 이렇게 세상은 따뜻한 거야 하고 물러났으면 좋겠습니다. 작별인사를 곧 했으면 좋겠습니다.
신재순 / 2020.06.10 17:55: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