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예레미야애가 3:22-23
폐허가 된 현실
내 고초와 재난 곧 쑥과 담즙을 기억하소서(애 3:19).
인디언 쑥이 있다. 야생에서 자라는 쑥 종류이다. 인디언들이 민간 치료제로 썼다. 얼마나 쓴지 모른다. 현실이 그렇다. 절망의 현실이다. 바로 그곳에서 희망을 본다.
절망을 절망으로 해석하는 것은 누구나 한다. 하지만 절망의 먹구름에서 희망을 본다. 희망의 근거가 무엇인가? 여호와의 인자와 긍휼이다(애 3:22). 즉 하나님의 성품이다.
절망 속에서 환경과 상황을 묵상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묵상한다. 결국 하나님이 희망이다. 하나님이 미래다. 하나님이 행복이다.
진멸되지 아니함이니이다. 망하지 않는다(애 3:23). 이것이 아침마다 새롭다. 매일 아침 눈을 뜰 때마다 하나님의 자비, 긍휼함이 새롭다. 오늘도 생명 주셔서 살게 해 주심이 감사다. 숨 쉬게 하셨다.
처음 부목사 사역을 했던 용산제일교회에 강순일 장로님이 계셨다. 아버지가 강춘환 장로님이다. 우정국 초창기 우표를 손으로 그렸다. 우표를 직접 그린 분이다.
강남 성심병원에 입원했다는 소식을 듣고 한국에 방문차 왔을 때 심방을 갔다. 손을 붙잡고 눈물을 글썽이며 고백한다. “목사님, 숨 쉴 수 있음이 너무 감사해요.”
특수 촬영을 위해 공기를 입을 통해 투입한 후 숨을 멈추는 시간,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고통스러웠다. 숨 쉴 수 있음이 감사다. 주의 성실하심이 크다. 사람은 못 믿어도 하나님은 믿을 수 있다. 신실하다. 기도하면 들으신다. 찬양하면 받으신다. 예배를 흠향하신다. 그리고 약속대로 복 주신다.
하나님은 내 기업이다. 몫이고 분깃이다(애 3:24). 기업이란 큰 회사란 뜻이 아니라 모든 것이라는 뜻이다. 필요 충분하다. 여호와는 나의 목자시니 내게 부족함이 없으리로다(시 23:1).
하나님이 내 기업이기에 괜찮다. 더는 필요한 것이 없다. 부족한 것이 없다. 하나님이 내 것이면 모든 것이 내 것이다. 기다리고 바라야 할 분은 하나님 한 분뿐이다. 좋도다. 좋으시도다(애 3:25-26). 시적 표현이다.
여호와는 그를 기다리는 자에게나 구하는 영혼에 좋도다. 사람이 여호와의 구원을 바라고 잠잠히 기다림이 좋다. 고통에 몸부림치며 아파하던 선지자가 좋아 어쩔 줄 몰라 한다.
무엇이 이런 변화를 하게 했나? 하나님의 자비와 긍휼이다. 한 해, 하나님의 인자와 긍휼로 살았다. 새해, 하나님의 인자와 긍휼로 살 것이다.
인생 수업이란 책이 있다. 20세기를 대표하는 정신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와 제자 데이빗 케슬러가 죽음 직전에 있는 사람들과 인터뷰 하여 인생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을 잔잔한 감동으로 전한다. 2006년도 네티즌이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내용 중에 인상적인 것이 있었다. 당신은 손을 펴고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늘 주먹을 꽉 움켜쥔 채 살아왔다면 이제 손바닥 위에 부드러운 깃털이 놓인 것처럼 평화롭게 손을 펴고 살라는 것이다.
하나님의 자비, 긍휼을 믿고 폐허에서 희망을 보자. 아침마다 새롭게 하루 하루를 버티고 살아내자. (끝)
차상영
성광교회 담임목사
김민재 / 2022.01.12 09:5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