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만금 개발공사 새만금 재생 에너지단지 공고
- 지역 업체 우대 조건, 사실상 지역 업체 족쇄
새만금에 120만평의 재생에너지 단지를 만들어 전북과 군산지역 업체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통하여 지역경기에 도움을 주려고 했던 새만금 태양광 사업은 당초의 취지대로 되고 있을까.
총체적인 경제난을 겪고 있는 군산지역의 경우 새만금에 대규모 재생 에너지 사업이 벌어지면서 위기의 지역 업체 배려와 주민 주도 사업이 이뤄질 것이란 기대감에 부풀었다.
그러나 일부 컨소시엄 참여 희망업체가 “지역업체와 지역 기자재 사용을 위한 ‘지역업체 참여 조건’이 현실과 동떨어진 유명무실한 조항”이라는 주장을 하는 등 누구를 위한 재생에너지 단지 사업이냐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에 새만금개발청과 새만금개발공사는 축구장(약 2,000평)을 500~600개나 지을 수 있는 방대한 면적의 재생 에너지 단지를 개발하면서 40%를 지역 업체들에게 배려하겠다는 당초의 취지에 맞게 공고 내용을 전면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새만금개발공사는 지난 5월 2일 새만금 육상 태양광 1구역 발전사업을 위하여 첫 번째 공고문을 냈다가 참여 업체들의 이견과 문의, 지반 조사 기한 연장 필요성 등 민원이 잇따르자 결국 같은 달 28일 변경 공고를 냈다.
공사 측은 접수기한을 당초 6월 20일에서 7월 1일로, 제안서 평가예정일은 당초 6월 27일에서 7월 11일로 늦추었다.
공고 내용을 변경한 게 아니라 기간 변경이 나오자 전북과 군산지역에서 컨소시엄 참여를 바랐던 일부 업체들은 “공모 참가 자격의 2항 ‘컨소시엄 충족 조건’에서 사실상 지역 업체의 참여가 불가능하도록 짜여 있다.”며 반발 수위를 높였다.
컨소시엄 충족 조건인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전량구매 가능한 RPS공급의무자’의 경우 에너지 관리공단 홈페이지에는 6개 발전사업자를 비롯한 민간사업자 등 21개 사업자(2018년 기준)가 공급 의무자로 나와 있다.
이 사업자 가운데 한전의 자회사인 남동발전, 중부발전, 서부발전, 남부발전, 동서발전, 한국수력원자력 등 6개 발전회사가 ‘RPS 공급의무자(500MW 이상 발전)’에 해당되며, 이미 대기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일반 지역업체의 참여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로 군산에서 태양광 발전사업을 준비하였던 A업체와 B업체의 경우 지역 업체로써 컨소시엄을 맺으려고 문을 두드렸으나 이미 컨소시엄을 맺었기에 지역 업체와 협력은 불가하다는 의사를 전달받았다는 것이다.
또 지역 업체들이 가능성을 두었던 재생에너지 설비(모듈, 인버터)의 경우 품질 문제 때문에 사실상 국내 굴지의 대기업인 C사와 품질이 검증된 수입산을 대부분 사용하고 있어 이마저 공염불이 그칠 가능성이 높다.
지역의 한 업체 관계자는 “업체가 선정되어 실제 공사에 들어갈 경우 발전에 대한 품질까지 책임져야 하는데, 지역에서 생산하는 인버터 등 소재도 없을뿐더러 품질이 인증되지 않은 지역업체 제품을 써줄 리가 만무하다.”면서, “사실상 무늬만 지역기자재 우대 공고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새만금 개발청의 관계자는 “민관협의회를 통하여 큰 틀에서 지역 업체들과의 상생 방안을 통과시켰으며, 이를 토대로 새만금개발공사에서 세부사항을 규정해서 공고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새만금개발공사 관계자는 “책임 준공을 비롯해서 적어도 20년 동안 발전 사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공신력 있는 ‘RPS 공급의무자(500MW 이상 발전)’인 한전 자회사 6개 사업자들을 컨소시엄 업체에 의무적으로 넣으라고 했다.”라고 했다.
또 “지역 업체가 장벽을 느낀다는 설비 부품업체의 경우 물품 구매 확인서 등을 평가에 넣었으며, 민간협의회 차원에서 지역업체를 위하여 이런저런 조건을 넣어달라고 해서 했던 일”이라고 했다.
한편 이번 새만금개발공사가 낸 공고에 따라 민간사업자가 개발하게 되는 첫 번째 사업은 군산시 오식도동 인근 공유수면 일원 1.27㎢에 90MW 규모의 고정 가변형 태양광발전설비이다.
채명룡 / 2019.06.07 09:47: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