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려했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정치 실종이라는 소리가 나오던 참이었다. 민주당이 위기라는 소리가 터져 나온 건 비단 대선 패배 때문만은 아니다. 진정성 없는 정치인들의 행보에 대한 애증 섞인 채찍이었다.
그런 여론의 흐름이었지만 민주당은 변하지 않았다. 그 결과 전국 지지도에서 밀리는 결과를 받아들었다. 신영대 지역위원장이 이끄는 군산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민주당원들이 납득할려는지는 모르겠지만 전략공천을 받았거나 비례대표로 나온 후보들의 면면은 일반 시민들을 외면하게 만들었다. 찍을 사람이 없을 땐 기권하는 방식으로 저항하기도 한다.
그 결과는 바로 투표율에서 확인할 수 있다. 22만4,926명의 선거인 중에서 38.74%인 8만7,128명만이 이번 지방선거에 참여했다. 전국 투표율 50.9%에 훨씬 못미친다. 전북 14개 시군 중에서도 꼴찌이다.
어쩌면 전국 기초단체 중에서 최저 투표율로 기록될 가능성이 높다. 정치 실종의 수준을 넘어섰으나 아무도 책임지려고 하지 않는다. 이러다가 풀뿌리민주주의가 뿌리채 뽑히지나 않을런지 걱정스럽다.
느닷없이 교육전문가가 되어 나타난 학원 운영자와 군산시청에서 명퇴한지 몇 달도 안된 공직자가 시의원 전략공천장을 받았다. 누가 전문가란 말인가.
사무관 출신이고 36년 경력이라니 그렇다치자. 명퇴한지 얼마나 됐다고, 또 무슨 전문가 활동을 했다고 이런 특혜을 준단 말인가. 나라를 지켜 온 공당으로서 자존심을 지켰으면 한다. 특혜를 받은 A씨의 경우 ‘이쪽 저쪽 기웃거려 온 걸’ 아는 사람은 다 아는 일이다.
비례대표 후보들의 면면은 또 어떤가.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전문가로써 영역을 가진 분들에게 기회가 돌아가야 하는 게 아닌가.
물론 훌륭한 분들이었기에 순위를 정해 후보로 올린 걸로 이해한다. 하지만 민주당원이면서 이 지역을 위해 봉사해온 인물이 그렇게 없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처세에 능한 사람을 중용할 땐 반드시 뒷담화에 대비해야 하는 법이다. 지역위원장이 이런 사정을 모를리가 없다. 정치 부재라는 비판을 받을 분이 아닌데 참으로 아쉽다.
하필 민주당 사람들만 몰랐는지 모르겠지만 ‘눈 가리고 아옹’은 이제 그만하길 바란다.
시민의 비판을 두려워하지 않는 정치는 정치가 아니다. 더구나 풀뿌리민주주의가 태어난 배경을 살피지 않고서 이런 일을 했다면 그건 정치를 우습게 본 행동에 다름 아니다.
어쩌다 여당이 되어 맞았던 지난 4년은 이제 버려야 한다. 변하지 않으면 민심은 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이번의 전국적인 참패와 군산의 저조한 투표율은 민주당을 향한 민초들의 여론이다. 중앙당은 중앙당대로 지역은 지역대로 초심으로 돌아가길 바란다.
특히 군산의 민심이 왜 선거를 외면했는지 깊이 성찰하길 바란다. 그래야 민주당이 살아날 수 있다. 기권하는 것도 저항의 한 형태라고 본다. 총선이 바로 다음이다.
채명룡 / 2022.06.02 09:40: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