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교육발전진흥재단의 교육사업 지원에 대해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려는 시민공청회는 새 시대가 지향하는 바를 구분해주고 있다는 데에서 보여주는 바가 크다. 말하자면 문동신 시대의 그늘을 벗어나려는 움직임이라고 보아도 무방할 것 같다.
인구가 빠져 나가는 가장 큰 원인을 교육 문제로 보았던 문동신 체제 아래에서 최우수 학생들을 겨냥하여 서울 유명대학 진학률 높이려는 정책이 10여년 이상 계속되었다.
진학수준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도움에 대하여 깊이 논의되었다. 방학 때 소수의 학생들이 서울 유명학원을 찾아 논술 등 부족한 강의를 듣고 있지만 돈 없는 학생들에겐 ‘그림의 떡’이라는 안타까운 이야기도 나왔다.
이후 서울 유명학원 강사를 초빙한 사설 학원식 수업이 계획되었고, 연간 약 5억여원을 들인 학원식 집중 강의가 외국어고등학교 강의실에서 이어졌다. 물론 상위권 학생들에게 여러 학교에서 모인 학생들에게 경쟁심을 주어 학습의 성과를 높이는 등의 긍정적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고 본다.
그런데 실제 수업을 듣는 학생들의 높은 중도 포기율이 행정사무감사에서 도마 위에 올랐고,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하여 과업수행에 대한 평가로 이 사업을 벌일 학원을 공개경쟁 시켰으며, 그 결과 다른 유명학원이 참여했다.
어쨌든 이런 저런 이유에서 전북외고에서 글로벌아카데미 수업이 진행되었으며, 학생들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그리고 방학 중에 집중적으로 수업을 받았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전북외고에 눈총이 모아졌다.
2015년 전교조 등 22개 시민단체들은 이 학교를 유치하면서 어떤 합의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수억원의 돈이 매년 이 학교 운영비로 지원되는 게 적절한지 따지기도 했다. 이 때도 공공 기관에서 학원식 교육을 하는 게 적절한지 의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교육발전진흥재단의 기금 고갈 문제가 또 다시 불거질 조짐이다. 지난 2015년 시민단체들은 당시 행정사무조사결과를 근거로 9년간 조성된 215억원 중에서 147억이 집행되고, 68억밖에 남지 않은 문제를 따졌다.
그렇잖아도 이 재단에 낸 돈이 기업들의 준조세 성격이 아니냐는 등 말이 많았다. 시민들과 기업이 낸 기금이 보편적인 교육을 위해 공평하게 쓰여야 하는데, 특정 계층만을 위해 사용된다는 소리도 나왔다.
그 때는 문 시장이 현역이었다. 문제가 제기되었지만 구체적인 대응은 없었다. 지난 9월 1일 오후 2시 옛KBS공연장에서 열린 ‘글로벌아카데미 교육의 개선 방안’에 대한 시민공청회로 문동신 전 군산시장 재임 12년 동안의 최대 치적으로 분류되는 교육 발전 사업이 뿌리째 흔들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참여한 시의원들과 시민들은 “지난 2007년부터 11년째 55억을 들인 학원식 사업이지만 최우수 학생들마저 회피하고 있다.”면서, “특정 학생을 위한 학원식 사업이 양극화만 부추겼다.”고 꼬집었다.
공부만 잘하는 특정한 학생에게 편중 지원할 게 아니라 공익법인답게 꿈이 있는 일반 학생들에게도 공평하게 지원의 손길이 돌아가야 한다는 주장이 많았다.
군산·옥구 민주화운동 협의회 초대 의장을 시작으로 시민사회단체를 이끌었던 강임준 시장은 보편적인 교육에 방점을 찍을 거란 분석이다. 공무원들이 문 시장 때와 달리 적극적으로 방어하지 않을 거란 건 어린아이도 다 안다.
그러나 인구 유출을 막고 ‘인서울’을 통하여 교육의 질적 향상을 바랐던 문동신식 인재양성 정책을 모두 접을 수 없는 게 현실이어서 강 시장이 어떤 묘수를 찾을지 눈길이 모아진다.
채명룡 / 2018.09.05 08:5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