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에서는 드라마틱한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 군산도 격변의 연속이었다. 정치무상이라지만 되풀이 되는 이런 현상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3선 중진을 바라는 현역 김관영 의원, 호남 지역 정서에 반하는 그의 정치행보가 이번 선거에서 어떤 결과로 나타날까. 추측만 무성할 뿐 예측불허이다. 그런데 가만히 들여다보면 4년 전인 2016년 총선과 이번 총선은 비슷한 면이 많다.
2016년 1월 당시의 문재인 더민주당 대표는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로 김종인이라는 카드를 선택했다. 국민의당 김관영 후보를 꺾기위하여 그로부터 김윤태가 전략공천을 받아 선거를 코앞에 두고 내려왔다.
김관영이라는 큰 산과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이려는 고육책이었지만 열세였다. 당시 무소속으로 출마한 ‘20년 무관’ 함운경이 여론조사로 후보를 정하자면서 김윤태에게 ‘후보 단일화’ 카드를 던졌다. 김윤태 측은 “우선 환영한다”는 입장이었으나 선뜻 받아들이지 못했다.
후보단일화라는 ‘달콤한 술잔’앞에서 이리 저리 재다가 결국 단일화는 어깃장이 났고 민주당 전략공천이 무색하게 그는 ‘패배의 쓴잔’을 들고 말았다.
물론 두 후보는 정치적으로 치명상을 입었고 4년이 지났다. 김관영 의원이 국민의당에서 바른미래당으로 소속을 바꾸면서 원내대표까지 맡았다. 그러나 지역 정서는 점점 멀어졌으며 튼튼했던 지지층이 떨어져 나갔다.
내년 총선을 멀리 앞두고 신영대, 황 진 이라는 후보가 나와 더민주당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근 청와대 대변인을 맡았다가 부동산 논란으로 중도하차한 김의겸이 의미 있는 정치 행보를 시작했다.
청와대에서 승승장구하던 시절, 그는 김종인이 김윤태를 낙점했을 때처럼 ‘전략공천’의 유력한 대상자로 손꼽혔다. 지금도 유효한지는 의문이다.
약관 때부터 정치권에 머물렀던 신영대가 군산지역위원장을 꿰차면서 어느 정도 앞 선 느낌인 가운데, 황진은 정치신인 가산점 등을 감안하면 역전승이 가능하다는 판단을 한 것 같다. 여기에 4년 전의 김윤태처럼 전략공천을 받을지는 모르지만 청와대 경력으로 입지를 하려는 분이 나섰다.
민주당 내 싸움은 볼만해졌다. 그렇다고 3선 의원 길을 닦아 온 현역을 이길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지역 기반을 조금 잃었다고는 하지만 그는 거물 강봉균을 쓰러뜨린 다윗이다.
어쩌면 이번 민주당 열풍이 지역출신 정치인들을 한꺼번에 잃는 사태로 이어질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얼마나 큰 손실인가. 차라리 미리 한쪽으로 몰자는 소리가 들리는 것도 어쩌면 당연하다.
가능성이 크지는 않지만, 민주당이 4년 전과 같이 ‘후보단일화’라는 승부를 걸 수도 있다. 그렇다고 김관영이 쉽게 쓰러질 것 같지는 않다. 당사자들이야 속이 타겠지만 총선은 드라마틱해야 총선 맛이다.
채명룡 / 2019.11.14 16:4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