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몰사업단의 활성화를 위하여 전국최고로 손꼽던 전문가를 모셔온 건 지난해 가을이다. 1년 사업비 13억 중 2억이 인건비 등 관리비니까 단장 포함 3명의 인건비가 적지 않음을 뜻한다.
그런데 특채해 온 분들과 사업단 돌아가는 꼴이 심상치가 않다. 각종 정실 시비는 물론이거니와 잠깐 머물다 떠나면 그 뿐인 ‘뜨네기’ 근성이 엿보이기도 했다.
주는 돈만큼 잘해야 하는데,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힐라 걱정된다.
4년 전의 청년몰 물랑루즈 때도 각종 공연과 이벤트로 손님들을 끌어 모았다. 그럭저럭 매출도 오르고 활성화가 눈앞처럼 보였다. 그러나 사업 종료 이후엔 결국 ‘도루묵’이었다.
청년들이 망해 나갔고 청년몰에 빨간 불이 켜졌다. 다시 살려보자고 골라서 ‘모셔오다시피’ 한 게 오늘의 이 분들이다.
조삼모사(朝三暮四) 하는 걸 먼저 배우진 않았으리라고 보지만 이런저런 소리로 보아 그냥 지나칠 일이 아니다. 흉흉한 세상, 누가 누굴 믿을 수 있겠는가. 참 답답하다.
사업단이 조달입찰 했던 조경 등의 사업 또한 전주업체를 낙찰자로 결정했다. 그러나 본지가 ‘낙찰업체가 종합조경면허를 보유하고 있느냐’고 자격문제를 따지자 “서류를 점검해보니 뒤늦게 제한 조건에 걸린 걸 발견했다”면서 입찰을 취소했다. 문제없다던 그들이 뒤늦게 이런 까닭이 뭘까. 공신력에 의문이 생겼다.
심사위원이 투명하게 뽑혀야 하는데, 담당 직원이 투찰자가 뽑은 번호를 보지도 못하게 하는 등 공정성이 의문시 된다는 민원도 제기되었다.
해명의 말도 새겨들을 만하다.
서류의 진위와 자격 제한 등을 1차적으로 걸러야 할 이 사업단은 “(입찰 참가 자격을)제한한 내용은 본인(사업단)이 판단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변명을 했다.
심사위원 선정과 관련 “종이 박스(작은 음료 들어가는)를 만들어서 그 뚜껑에 매직펜으로 ‘심사위원’이라고 써놓았는데 서류를 낸 직원에게 다섯장을 뽑으라고 하면 그게 심사위원 뽑는 건줄 모르겠느냐”고 했다.
단 두 업체가 응찰했는데 그 과정을 말해주는 게 어려웠을까. 신종 갑질에 다름 아니다. 이렇게 구렁이 담 넘어가듯 업무를 처리하는 게 전국 최고의 전문가들이라니.
그들의 진정성(?)은 2천만원 이하 수의계약에서 확인되었다.
엘리베이터 설계와 기타의 공종을 빼면 군산업체는 사실상 998만원짜리 단 한 건만 일했다. 2천만원을 꽉 채운, 말하자면 돈 되는 사업 5건은 몽땅 전주업체와 계약했다.
그 이유를 묻자 “해당 일을 할 수 있는 마땅한 군산지역에 업체가 없어서 이미 알던 업체에 의뢰하였으며, 억지로 군산업체를 제외하려고 한 건 아니다.”라고 했다. 알아보니 모두 이 지역 업체에서 할 수 있는 일이었다.
지역외면 행위 아니냐는 질문에 “전국의 여러 청년몰사업단을 맡아 보았지만 지역업체를 배려해야 한다는 말은 처음 듣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심사위원 선정 논란’–‘입찰업체 자격 박탈 재입찰’–‘수의계약 전주업체 몰빵’ 등등의 공교(工巧)로운 일들이 잇따라 일어났다.
‘뜻하지 않은 일이 우연히 일어나 매우 기이하다’란 뜻의 공교로운 일이 한 번도 아니고 연속 이어진 건 필시 우연이 아니다.
때문인지 군산시가 그들을 전면 감사하기로 했다는 소식이다. 지금부터 그들의 닉네임을 ‘공교(工巧)’로 할까? 고민되는 오후이다.
채명룡 / 2019.09.26 11:36: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