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명룡 발행인
대망을 이룰 수 있을 것인가. 인물 부재의 전북권에서 대권에 도전할 가능성이 가장 높은 인물로 등장한 게 김관영 지사이다.
대망은 누구나 꿀 수 있지만 별을 따는 건 단 한 사람만이다. 군산 출신의 지사가 전북권을 넘어 대한민국의 정치인으로 우뚝 설 수 있을까. 전북 출신의 대통령 당선이 꿈속에서만의 일일까.
지난 2013년 40대였던 그는 당시 중앙정치권의 경제통이었던 ‘거함’ 강봉균 의원을 경선에서 컷오프시키고 민주당 후보로 당선되었다.
당시 선거 케치프레이즈를 회계사, 행시, 사법고시를 합격한 ‘3시 합격의 인재’로 내걸었다. 가뜩이나 새로운 인물의 등장에 목말랐던 군산시민들의 열화와 같은 지지를 받았다.
처음엔 민주당 후보로, 그 다음엔 국민의당 후보로 나서 두 번의 국회의원을 지냈다. 민주당에서 국민의당, 바른미래당으로 가면서 원내 대표를 맡았다. 박근혜 국정농단 사태 당시 탄핵의 핵심 역할을 했던 정치 7단의 고수였다.
그러나 자의든 타의든 이리저리 당적을 옮기면서 지역의 튼튼했던 정치기반을 잃었으며, 민주당 지역 정서는 그를 외면하게 만들었다.
정체성을 잃은 그는 대항마로 출마한 민주당 신영대와의 격전에서 패했다. 바른미래당 소속으로 민주당 후보를 이기기란 지역주의가 만만치 않았다.
2020년 선거에서 지고 난 후 그는 서울에 머물면서 변호사 사무실을 열었다가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대한민국대전환선거대책위원회 국민통합위원회 위원장을 맡았다.
당시 윤석렬 국민의힘 대선 후보까지 나서서 애써 영입하려고 했던 인재가 바로 김관영이다. 여·야를 넘는 그의 남다른 정치력이 장점으로 부각되었다.
총선에서 진지 얼마안된 그가 도지사 선거에 나설 당시만 해도 ‘계란으로 바위치는 격’이라는 소리가 많았다. 현역인 송하진 지사가 건재했고, 지방선거를 준비해 왔던 여러 후보들 사이에서 그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더구나 몇번의 당적을 옮기면서 민주당 내에서 그의 영향력을 희미했다. 그러나 그는 김앤장 출신 변호사로서의 뒷 힘과 함께 타고난 인화력과 능력이 곁들여진 넒고 두터운 정치인맥이 있었다.
김관영 신드롬을 예측한 이는 손꼽을 정도였으나 그는 자신있게 도전했다.
처음 10%대의 여론 조사 지지도를 발판으로 그는 빠르게 전북의 민심을 파고 들었다. 송하진 지사가 3선 고지 앞에서 결국 낙마했고, 김관영은 결국 공천권을 거머쥐었다.
지난해 6월의 지방선거에서 그는 82.1%라는 전국 최고 당선 득표율을 받았다.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에게 득표율은 곧 힘이다.
전북의 도민들이 젊은 50대를 지사로 선택한 이유는 ‘새로운 혁신’을 해달라는 기대이다.
김 지사가 기대에 걸맞는 행보를 계속할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왜냐하면 군산출신이라는 한계 때문에 소지역주의가 발목을 잡을 수도 있고, 그 동안 대망을 꿈꾸다 스러져간 인물들처럼 국민들로부터 확실한 대안으로 인정받지 못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전북권의 대선 후보는 김대중의 그림자로 꼽았던 유종근 지사와 ‘국민 앵커’ 정동영 의원이 있었다. 유종근은 예전 경선에서 탈락하면서 잊혀져 갔으나 정동영은 지금도 현실 정치인으로 건재하다.
전주 덕진 지역구 4선의 정동영 의원은 전국 최다 득표율을 두번이나 안겨준 지역구 지지를 발판으로 대선 후보로 성장했다. 어쩌면 김관영 지사와 결은 다르지만 닮은 모습이다.
요즘 지사가 하는 일을 보면 현장중심이다. 새만금 또한 전북의 산업생태계를 전면적으로 뒤바꿀 정도로 역동적이다.
미리 대권을 들먹일 필요는 없지만 전국 최고의 득표율이 가지는 상징성을 전북도민들 또한 잊지 않으리라고 본다. 세상사 사필귀정이다. 김 지사 또한 이 사실을 기억하고 계속해서 대망을 꾸었으면 한다.
채명룡 본지 발행인 / 2023.06.29 10:36: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