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치포구에 위판을 하려고 나온 김 생산어민들의 물김
생산자들 1인당 50망 물량 제한, 가격 형성 ‘요원’
중매인 매입 역부족, 생산자들 채취한 ‘원초’ 바다에 버려
80여 생산 어민들, 가구당 수억대의 투자금 손실 위기
“김 생산자 1가구당 50망으로 물량을 제한하는 등 자구책을 시행하고 있으나 가격을 끌어 올리기는 어렵다고 보고 채취한 김을 바다에 버렸습니다. 이대로 가다가는 어민들 모두가 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고군산과 개야도 김 생산 어민들이 20일 김 생산자협의회를 열고 “이대로 가다가는 모두가 망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정부의 특단의 대책을 요구했다.
이대로 가면 군산지역의 80여 김 생산 어민들이 가구당 수억원대의 시설비 등 투자금도 못건질 위기이다.
회의를 통해 생산자들은 적정 수준의 김 위판 가격을 위하여 자체적으로 생산 물량을 50망으로 제한했으나 위판 시세를 끌어 올리지 못했다.
21일 신치항에서 이뤄진 물김 경매 현황에 따르면 30가구에서 1,537망(120kg)이 위판에 나왔으나 중매인들이 사들인 건 1,012망에 불과했다.
가격 또한 최저 2만원~3만원 사이가 절반 정도이며, 나머지가 3만6천원~4만원, 최고 가격은 한옥순씨가 내놓은 50망으로 5만3천원을 받았다.
한 망당 적정 가격이 15만원 선이라는 생산자들의 기대치에 휠씬 밑도는 3분의 1 수준이다.
이날 신치포구 위판장에는 ‘불방(중매인들이 사주지 않은 물김)’ 맞은 수백망의 물김들이 널려 있었으며, 어민들은 그 물김들을 다시 실어 내 바다에 버려야 하는 상황이다.
중매인들은 “한정 면허 발급과 무허가 물김 등 생산량은 크게 늘었으나 가공 공장은 늘려주지 않는 바람에 수요에 비해 생산량이 턱없이 많아지면서 물김 폭락 사태가 빚어졌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 만난 김 생산 어민은 “생산비를 건지기도 힘들기 때문에 철거를 해야 하는 상황이지만 눈 앞에 보이는 손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면서, “이달 말까지는 관망해 보고 결정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물김 생산어민들의 공급량을 소화해 줄 수 있는 가공 공장의 수요가 대폭 늘어나지 않는 한 낮은 가격 위판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이 경우 김 어장 시설비와 관리 인건비, 채취에 들어가는 기름값 등등을 감안하면 생산 어민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질 전망이다.
생산 어민들은 “수협이 수요 공급을 조절하는 기능을 갖추어야 위기에 대응할 수 있다.”면서, “생산 물량을 일정 부분 소화할 수 있도록 가공 공장 운영 등 대안이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지금의 20여명의 중매인들의 매입 역량을 끌어 올리기 위해 추가로 중매인을 선임하는 등의 후속 조치도 필요하다는 지적도 했다.
채명룡 / 2025.01.21 14:08: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