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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군산칼럼) 군산의 봄

    박승일 본지 회장

    • 2022.03.30 10:51:40

    (군산칼럼) 군산의 봄

     

    겨울이 깊다한들 봄이 그냥 지나치지는 않는다. 아리게 춥고, 볼이 떨어져나가는 칼바람을 맞아야 봄은 슬며시 찾아온다.

    지난 몇년 동안의 군산은 엄동설한(嚴冬雪寒)이었다. 간절했으나 봄은 오지 않았다. 먹고살기 위하여 군산을 떠나는 이들이 늘었다. ‘가난은 나랏님도 못막는다는 속담처럼 군산은 그렇게 바람 앞의 등불이었다.

    요즘 군산에는 봄 바람이 산들거린다. 바닷가에서 산들바람이라니. 어울리지 않지만 깊은 겨울을 인내하여 온 사람들의 마음이 그렇다.

    조선소 재가동과 전기자동차 클러스터 본격 가동 등 한꺼번에 다 풀리지는 않겠지만 마지막 안간힘을 쓰는 동장군이 물러가는 건 이제 시간 문제이다.

    지난 대선을 지나면서 군산은 새로운 시대에 대한 갈증과 번뇌와 애증을 경험했다. 압권은 앞길이 창창한 군산 출신의 정치인들이 많다는 걸 확인했다는 사실이다. 바람 많은 군산의 위기를 몸으로 막아서고 앞장서서 해결할 능력자들이다.

    현역 신영대 의원이 건재하고, 흑석동의 사나이 김의겸 의원이 언론인 출신으로 새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여기에 중도확장성 높은 인사로 분류되었던 채이배 전의원도 한 몫 거들고 있다.

    다양한 유력 정치인들로 기대도 높았으나 정반대의 상황도 예상되었다. 그들이 군산지역구로 몰릴 경우 대부분 치명상을 입을 수 밖에 없는 구조였다.

    김관영 전의원의 도지사 출마 선언은 꽃 봄의 단비 소식이다. 군산의 정치인들이 서로 물고 물리는 상황에 대한 교통정리의 의미도 있다. 그러나 3선 도전 송하진 현 도지사와의 한판 다툼은 만만치 않을 것이다.

    최근 한 지방지가 리서치뷰에 의뢰한 여론 조사 결과는 군산의 봄을 예고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3선에 도전하는 송하진 현 도지사가 21.5%, 이어 15.5%를 얻은 김관영이 2위를 했다.

    김관영은 군산에서만 무려 52.8%의 압도적 지지를 받았다. 반면 송 지사는 이번 대선 때 윤석열이 받은 14.4%에도 미치지 못하는 12.9%에 그쳤다.

    이 결과가 주목 받는 건 김관영이 도지사 출마 선언한지 불과 일주일도 안된 시점에서 벌어진 여론조사였기 때문이다.

    이 결과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 동안의 군산 홀대에 대한 반작용이 아니었을까. 누가 봐도 송 지사의 지도력이 땅에 떨어진 결과라고 본다.

    물론 김관영이 전북도 전체에서 골고루 지지를 받아야하는 과제도 남겼다. 그러나 군산 사람들이 압도적으로 지지한 건 새로운 인물을 원했기 때문이다.

    송하진은 전주시장 8년 이후 도지사 8년을 했으니 무려 16년 동안 전북의 정치와 행정을 이끌었다. 강산도 두 번 변할 세월이다. 그만하면 되지 않았을까?

    김관영이 송하진을 넘어 군산 정신을 살리고 나아가 낡은 전북도의 추진력을 새롭게 갈아 끼우길 기대한다.

     

    박승일 본지 회장 / 2022.03.30 10:5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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