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국가산업단지에 대우자동차 공장이 1996년 완공되어 준중형 세단 ‘누비라’가 본격 생산되면서 100년 항구와 수산도시였던 군산시는 ‘자동차 도시’로 거듭났다.
한국의 IMF외환관리위기 이후 대우그룹이 해체되고 한국GM으로 간판을 바꿔 달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동차의 도시로 명맥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2018년 공장폐쇄이후 이제는 ‘자동차 도시’라는 명패를 내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필자가 40년 전 서울에서 대학교를 다닐 때 숙명여대생들과 단체 미팅에 나간 적이 있는데 고향이 ‘군산’이라고 하니까 어디 붙어있는 도시인지 잘 알지를 못했다.
한마디로 ‘시골 촌놈’이 되어버린 필자가 설명하기가 막막했는데 불현듯 군산상고 야구가 생각나서 그 말을 했더니 ‘전라도 군산’은 몰라도 ‘군산상고 야구’는 알고 있었다.
그 여대생은 부산상고 출신 아버지를 따라서 야구 구경을 가끔 다녔다고 덧붙이는 말을 듣고 야구의 명문 군산상고의 도시가 바로 군산이었지 당시만 해도 전국적으로 특별히 내세울만한 것이 없었고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다.
그 이후 대우자동차, 한국GM으로 이어지는 자동차 공장으로 인해 군산은 미국의 디트로이트 같은 ‘자동차 공업도시’로 군산시민들 스스로 그렇게 자부심을 가지고 살았다.
지금은 세계 최장 33.9㎞ 방조제가 있는 새만금 땅도 김제, 부안에게 대부분 빼앗겨서 ‘새만금의 도시’라고 부르기도 그렇고, ‘자동차 도시’라는 명패도 떨어졌으니 이제 군산은 도대체 무엇을 내세워야 할 것인가?
생각해보니 남은 것은 동양 최대 규모 429만㎡(128만평) 81홀 골프장 ‘군산CC’ 뿐이니 ‘골프의 도시’라고 부르고 ‘군산CC’를 ‘군산 홍보대사’로 임명해야 하지 않을까.
그동안 군산시민들은 ‘군산CC’가 군산시에 기여하는 중요 정도를 도외시한 측면도 있다.
‘군산CC’를 운영하는 군산레져산업이 내는 재산세는 전북 도내에서 3위권 안에 들어가며 군산시에 내는 세금도 해마다 수십억원에 달하는데도.
지난해에 문을 닫은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나 올해 문을 닫은 한국GM에 못지 않게 많은 세금을 내는 기업이 군산CC(군산레져산업)이다.
그리고 군산CC는 지난 2007년 5월 오픈한 이후 초등부, 중고연맹, 대학대회, 남녀 프로 1부, 2부 투어, 시니어대회, 퀄리파잉스쿨 등 다양하게 해마다 10~20개 대회를 꾸준히 유치하고 있으며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 전북군산CC오픈은 직접 타이틀 스폰서를 맡고 있고 있다.
연 평균 30만명이 입장하는 한국의 대표적인 ‘골프 명소’가 바로 ‘군산CC’인 것이다. 군산인구가 27만여명이니 군산인구보다 많은 입장객이 주로 외지에서 찾아와 골프장 뿐 아니라 지역경제에 많은 도움은 주는 것은 물론 군산의 홍보에 큰 축을 담당하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얼마 전에 걸그룹 ‘마마무’의 가수 ‘화사’가 모 방송의 먹방 프로그램에 나와서 군산의 특산품 ‘박대’를 구워서 맛있게 먹는 것을 보고 ‘박대’가 검색순위 1위에 잠깐 오른 뒤 ‘화사’를 ‘군산박대 홍보대사’로 위촉하려다 비용문제로 접었다는데, 군산CC는 군산시에 세금도 많이 내고 돈도 벌어주는 홍보대사 역할을 하니 이제 군산을 ‘골프의 도시’라고 불러야 되지 않을까.
허종진 / 2018.10.10 20:5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