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도 많고 사건도 많았던 신축년의 다사다난 한해를 보내고 새로운 한해 임인년을 맞이하였다.
지나는 사람을 붙들고 올해가 단기로 몇 년인가요? 하고 물어보면 얼른 대답하는 사람이 드물다. 단기 4355년 이는 우리가 이 땅에 살며 우리가 이 땅의 주인으로 빛나는 얼을 이어온 지 반만년이 되었다는 말이다.
한 핏줄, 한 조상, 한 모양, 한 색깔을 지니고 뿌리내린 땅을 지키며 외침과 고난을 슬기로 이겨내며 그 위에 찬란한 문화를 꽃피운 민족이 또 있을까?
범종소리 징소리 꽹과리, 장구소리 북소리가 흐드러지면 모르는 사이에 어깨가 움직인다. 우리의 소리다. 우리의 가락에 우리의 몸짓이다. 조용하면서도 끊어지지 않는 생명력은 대륙을 호령하고 바다를 거슬리기도 하였다.
그 속에서 피어나는 민족 유산의 문화 또한 누가 따르랴. 이것이 우리다.
우리도 새해에는 모두 복을 많이 받고 소원을 성취하자, 그러나 복이 저절로 오는 것이 아니며 소원이 자연히 성취되는 것이 아니라 복은 착한데서 오고, 소원은 부지런 하므로서 성취되는 것이다.
우리가 언제나 복을 바라고 소원을 희망하지마는 마음대로 되지 않는 것은 복을 원하면서 복 받을 일을 하지 않고 소원성취를 갈망하면서 성취될 일을 하지 않는 까닭이다.
누구나 묵은 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게 되면 새로운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설계를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금년 새해는 그 어느 해보다 각별한 마음가짐과 각오가 있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왜냐하면, 새해는 우리에게 더 많은 시련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예상이 아니라 확신되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의 이러한 예상이나 확신은 오늘 갑자기 이뤄진 것이 아니다. 벌써 지난해부터 금년에 걸쳐서 일어난 일들이다.
조용히 한 해를 돌이켜보면 극단적인 자기주의와 도덕성의 혼돈, 심각한 갈등 속에서 세계적으로나 국가적으로 불행하고도 뼈아픈 상처를 받은 한 해였다고 할 수 있다.
굶주린 호랑이가 먹이를 찾아 태산준령을 오르내리듯 모두가 코로라19로 인한 국가의 경제적 타격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후유증으로 소상공인들과 국민들이 얼마나 오래 고통을 받아야 할지 모른다는 사실이다.
오늘날 우리 경제는 이 지경이 되어가고 출산 또한 급격히 줄어들고 있는 마당에 현 정권도 술에다 물을 탄 듯, 대선주자들은 더더욱 뚜렷한 공약도 나오지 않고 있다.
한 결 같이 당리(黨利) 당략(黨略)을 위해서지 국민을 위한 정책이 아닌 듯싶고 네티즌까지 한 몫을 하니 국민 한사람으로서 한숨만 나온다.
우리는 왜 이지경이 되어 가고 있을까. 경제가 어려워지는 것은 정부의 잘못이라고 탓 하는 사람도 많다. 정치하는 사람, 특히 국가경제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시장경제 개념에 대한 인식부족이라든지 정경유착과 부패라든지 하는 것들, 또는 권력형 부정과 부조리, 기업의 지나친 영리주의, 경제 관료들의 무책임도 오늘날 우리의 생활을 이 꼴로 이끌고 가는 데 힘을 보탰다고 볼 수가 있다.
“게으름에 빠지지 말라. 욕락을 가까이 하지 말라. 게으르지 않고 생각 깊은 사람은 큰 안락을 얻으리라.”라는 법구경의 말씀처럼 책임은 우리 국민들에게도 있다.
생각해보자. 그 동안 우리들의 생활자세와 태도가 얼마나 난잡했던가! 과연 우리가 분수에 맞고 우리 실정에 맞는 생활을 해왔는가를 한 번 돌아보자는 것이다. 그리고 자성(自省) 해보자는 것이다.
우리가 생활이 바뀌고 식생활이 개선되었다 해서 사람이 바뀌는 것이 아니고, 외국 사람이 된 것이 아니고, 한민족이 양복을 입고 산다고 해서 서양 사람이 되는 것은 아니다.
군산성흥사 시민선방 회주
송월 스님
송월 스님 / 2022.01.06 17:1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