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하얀 쥐 경자년을 보내고 다시 상서로운 신축년 흰소를 맞이한다.
이렇게 묵은해를 보내고 새해를 맞게 되면 누구나 새로운 희망과 설계를 갖기 마련이지만 이번 송구영신(送舊迎新)은 우리에게 어느 때와는 다른 감회를 가져다주고 있다.
지난 일년동안 우리는 너무나 큰 시련으로 숨통이 막히는 시련을 겪어야 했다. 그 가운데 새만금의 중심부를 가로지르는 동서로가 개통이 되고, BTS가 한국가수로 미국 빌보드 1위에 올라 62년 만에 빌보드 역사를 새로 썼는가 하면, 삼성그룹의 그 많은 재산도 살려내지 못하고 이건희 회장을 떠나보내고, 이스타항공은 직원들을 대량해고 하였으며, 검찰개혁을 둘러싼 추미애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의 갈등으로 정치권과 온 국민이 혼란스러웠다.
코로나19 사태로 어려운 시기에 뒤범벅으로 불행한 사건들이 너무 많은 한해였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것은 많은 사람이 나만을 생각한 지나친 이기주의나 나만 바르고 내가 하는 일만이 옳다는 그릇된 편견과 인과(因果)를 믿지 않았던 무지와 오만에서 비롯된 결과였을 것이다.
종교나 인류가 추구하는 실천적 이상은 이타행(利他行)이다. 나만이 아니라 남을 먼저 생각하고 이웃과 사회를 위해 헌신하고 봉사하는 것이 이타행이다.
자신을 잘 나아갈 때 자신을 낮추기 어렵다. 자신을 낮추고 겸양하는 것을 하심(下心)이라 한다. 하심은 남 앞에서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다. 제 잘 난체 고집만 부리지 않고 남의 의견을 존중하며 남에게 과감히 양보 할 줄도 안다. 상대를 존경하기 때문에 아상, 아만, 아집, 독선을 부리지도 않는다.
또 인과는 어떤 인연에 의하여 일어나는 필연적인 결과이다. 인과는 인(因)과 연(緣)이라는 관계의 원리로써 설명이 되는 인과응보(因果應報)란 말로 쓰인다.
우리는 그동안 남과 이웃을 위할 줄을 몰랐다. 편견의 잘못을 고치려 하지도 않았다. 불을 보듯 확실하고 분명한 인과의 법칙도 믿지를 않고 무시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 결과 우리는 지난해와 같은 엄청난 시련과 고통을 맛보아야 했던 것이다.
우리는 이제 달라져야 한다. 의식과 행동의 변화가 있어야 한다. 남과 이웃을 생각하는 이타행도 할 줄 알아야 하고 편견을 버릴 줄도 알아야 하고 인과의 도리도 믿을 줄 알아야 한다.
나만 살겠다고 남의 등을 밀고 나와 생각이 다르다고 남의 말을 거는 과거의 잘못된 습관과 작태는 하루속히 버려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는 개혁과 변화의 시대에 살고 있다. 새로운 시대 2021년을 열어가고 있는 것이다.
법구경에 “악의 열매가 맺기 전에는 악한 자도 복을 받는다. 그러나 악의 열매가 익었을 때는 그 재앙을 피 할 수가 없다. 또 선의 열매가 맺기 전에는 선한 사람도 어려움을 겪지만 선의 열매가 익게 되면 그 때는 복을 받는다.”
송월 스님 / 2021.01.06 10:16: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