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이란 사람의 사상, 감정, 의사를 인격으로 표현하는 도구이자 마음의 표상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불자들은 맨 처음 경전을 읽을 때 먼저 입부터 청결케 하는 정구업진언(淨口業眞言)을 먼저 외운다.
정(淨)이란 맑다는 뜻으로 엄마 뱃속 태중에 들기 이전의 순수하고 깨끗하던 그 마음자리를 들어내는 중도(中道) 정견(正見)이다.
신(身)·구(口)·의(意) 삼업(三業)은 사람이 살아가는 도구인데 몸으로 입으로 마음으로 재앙을 부르기도 하고 복을 부르기도 한다.
그 가운데 입은 구시화문(口是禍門)이라 재앙을 불러들이는 문이요, 혀는 몸을 상하게 하는 날이 선 칼이라고 하여 많은 말을 경계하고 있다.
가령 남의 마음을 어지럽게 하는 말, 서로를 이간질시키는 말, 겉과 속이 다른 말, 남으로 하여금 원한을 품게 하고 남의 과실을 들추어내는 말, 자신을 뽐내고 드러내어 스스로를 칭찬하는 말, 남을 멸시하는 말, 핏대 세우며 항변 하는 말, 은혜를 배반하는 말, 저속하고 추잡한 말 등은 입으로 짓는 죄가 된다.
날카로운 칼이나 도끼와 같아서 제 몸을 상하게 하고 다치게 한다. 그러므로남에게 해가 되는 말은 자신에게도 이익과 안락을 해치는 해가 되는 말임을 명심해야 한다.
반면에 자신에게도 이익과 안락을 가져다주는 진실 되고 자비로운 말은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하고, 아름답고 고운 말은 기쁨이 샘솟게 하며, 너그럽고 정다운 말은 마음을 따뜻하게 해준다.
희망을 갖게 하는 말, 남의 선행을 드러내어 칭찬하는 말, 잘못을 바르게 이끌어 주는 말, 유순하고 겸손한 말은 입으로 짓는 보배로운 복이 된다.
그런데 세상에서 제일 좋은 말은 말없는 말이다. 진실한 본체는 말을 떠나 이심전심(以心傳心)으로 통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각종 언론 매체처럼 포장된 말보다 순수한 마음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진실은 말이 없어도 통하기 때문이다.
입을 신중하게 지키고 몸을 가볍게 움직이지 않으며 착한 말을 닦아 익히면 마음의 평화는 이익과 안락으로 저절로 찾아들 것이다.
자주 나는 새는 그물에 걸리기 쉽고 가벼이 날뛰는 짐승이 화살에 맞을 위험이 있음을 알기 때문에 지혜가 많은 지성인들은 말수가 적어진다.
영양가 없는 소리나 말들 보다는 참 마음에서 우러난 말로 생활화할 때 우리의 삶은 이익과 안락의 기쁨으로 충만할 것이다.
“오로지 입을 지켜라. 무서운 불길같이 입에서 나온 말이 내 몸을 태우고 만다. 일체 중생의 불행을 그 입에서 생기나니 입은 몸을 치는 도끼요, 몸을 찌르는 칼이다.” 법구경
송월 스님 / 2020.11.05 14:22: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