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행복을 찾는 나그네라 했던가. 그래서 어느 시인은 “산 너머에 행복이 있다고 하기에..”하며 노래했다. 그러나 행복은 그 산 너머에도 또 그 산 너머에도 없었다.
‘무지개’를 찾는 소년의 이야기도 있다. 아무튼 인생은 끊임없이 행복을 얻고자 하는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 그러나 인생을 후회스럽게 마감하는 경우가 많다.
“근심 걱정 없는 사람 누군 고, 출세하기 싫은 사람 누군 고, 시기 질투 없는 사람 누군 고, 흉허물 없는 사람 어디 있겠소. 가난하다 서러워 말고, 장애를 가졌다 기죽지 말고, 못 배웠다 주눅 들지 마소. 세상살이 다 거기서 거기외다.
가진 것 많다 유세 떨지 말고, 건강하다 큰 소리 치지 말고, 명예 얻었다 목에 힘주지 마소,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더이다.
잠시 잠깐 다니러 온 이 세상, 있고 없음을 편 가르지 말고, 잘나고 못남을 평가하지 말고, 얼기설기 어우러져 살다나 가세.
다 바람 같은 거라오, 뭘 그렇게 고민하오. 만남의 기쁨이건 이별의 슬픔이건, 다 한순간이라오, 사랑이 아무리 깊어도 산들바람이고, 오해가 아무리 커도 비바람이라오.
외로움이 아무리 지독해도, 한밤의 눈보라 일 뿐이오. 폭풍이 아무리 세도, 지난 뒤 아침에 고요하듯, 아무리 지극한 사연도, 지난 뒤엔 쓸쓸한 바람만 맴돈다오.
다 바람이라오 버릴 것은, 버려야지 내 것이 아닌 것을. 가지고 있으면 무엇하리오, 줄게 있으면 주고 가야지. 가지고 있으면 뭐하리오. 내 것도 아닌 것을. 삶도 내 것이라 하지마소. 잠시 머물러 가는 것일 뿐.
묶어둔다고 그냥 있겠소, 흐르는 세월 붙잡는다고 아니 가겠소, 그저 부질없는 욕심일 뿐. 삶에 억눌려 허리 한번 못 피고, 인생계급장 이마에 붙이고, 뭐 그리 잘났다고 남의 것 탐내시오.
훤한 대낮이 있으면, 까만 밤하늘도 있지 않소, 낮과 밤이 바뀐다고, 뭐 다른게 있소. 살다보면 기쁜 일도 슬픈 일도 있다마는, 잠시 대역 연기하는 것일 뿐.
슬픈 표정 짓는다 하여 뭐 달라지는게 있소. 기쁜 표정 짓는다 하여, 모든 게 기쁜 것만은 아니오. 내 인생은 내 인생, 뭐 별거라고 하오.
바람처럼 구름처럼 흐르고, 불다보면 멈추기도 하지 않소. 그렇게 사는 것이라오.”
눈 덮힌 들판을 걸어갈 때 모름지기 어지럽게 걷지 마라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는 반드시 뒷사람의 이정표가 되리니 (서산대사)
송월 스님 / 2020.04.23 09:4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