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두구육, 젊은 정치인 한 사람의 입에서 터져 나온 이 말로 세상이 소란스럽다.
정육점 입구에 양(염소)의 머리를 걸어두었다면 안에서도 당연히 양고기를 팔아야 하는 것이 옳다. 애초에 개고기를 팔 요량이라면 입구에도 개의 머리를 걸어두어야 한다.
그런데 사실, 개고기를 팔기 위한 정육점인데 왜 떳떳하게 말하지 못하는 것일까?
그것은 개고기를 떳떳하게 사 먹을 수 없는 이유가 있거나, 당당하게 팔아서는 안 되는 것이기에 그렇지 않겠는가.
당당하게 팔면 안 되는 개고기라서 사람의 눈을 속이고, 양고기를 파는 척하면서 개고기를 판다. 사 먹는 사람도 마치 양고기를 사는 것처럼 하면서 실제로는 개고기를 사 먹는다. (양고기로 속아서만 사지는 않을 수도…)
아무튼, 파는 사람이든, 사 먹는 사람이든 둘 다 떳떳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정권 교체를 갈망하는 한 정당의 대표가, 자당의 후보는 양고기가 아닌 개고기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국민을 속이고 가장 열심히 팔았다는 고백을 했다.
그리고 이제는 자기가 속여서 판, 그 개고기를 상대로 온갖 말들을 쏟아내며 비난한다. 국민을 상대로 속여서 판매한, 자신의 행위에 대한 반성과 성찰은 찾아볼 수 없다. 양고기가 아님을 잘 알면서도, 국민을 속이고 판매한 행위는 그 장사를 통해서 이득을 챙기기 위함이었지 않겠는가.
그런데 이득은커녕, 팔려나간 개고기가 살아나서 판매자를 물어뜯고 공격하는 현상이 벌어지고, 판매자는 그 개고기를 상대로 버거운 싸움을 한다.
양두구육, 겉과 속이 다른 표리부동하다는 뜻이다.
이런 현상이 어찌 정치판에서만 볼 수 있는 일이겠는가.
예수 사랑을 상징하는, 십자가를 걸어 둔 교회 안에서는 무엇을 팔까?
과연 십자가의 정신인, 희생 양보 용서 나눔 섬김 사랑 등, 그런 질 좋은 상품을 팔고 있을까?
가짜 박사 학위 논란을 빚고 있는 대학은 어떤가? 그들은 지성을 팔고 있을까?
공정과 정의를 내 건, 사법부는 과연 어떤 상품을 팔고 있을까?
우리는 지금 무엇을 내 걸고, 안에서는 무엇을 팔고 있는가? 나는 진실을 내 걸고 안에서도 진실만 팔고 있을까?
내 가게 앞에 내 건 상품을 안에서도 팔아야 한다. 양두구육이든, 수박이든, 겉과 속이 다르지 않은 그런 사람들이 많아지는 그런 세상을 꿈꿔도 될까!
※ 외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남대진 / 2022.08.31 16:51: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