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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대진의 진심칼럼) 세상을 돌리는 사람들

    남대진

    • 2022.01.12 10:00:47

    (남대진의 진심칼럼) 세상을 돌리는 사람들

     

    수십 년을 살면서 한 번도 화장실 청소를 안 해 본 사람이 있다. 굳이 청소할 일이 없었다. 항상 깨끗했기 때문이다. 그저 볼일 보고 변기에 물 내리고 씻고 그렇게 수십 년을 살았다.

    그런데 언제까지나 함께 할 줄 알았던 어머니가 돌아가셨다. 어머니를 보내고 나니 혼자 사는 삶이 되었다.

    여느 때처럼 아침에 일어나 볼일 보고 씻고 출근을 한다. 저녁에 돌아왔는데 변기가 지저분하다. 이상하다는 생각을 했다.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후에도 그런 일은 반복되었고 많은 시간이 흐른 다음에야 알게 되었다.

    자기가 볼일 보고 떠난 자리는 늘 지저분했지만, 항상 어머니가 깨끗하게 청소해 놓았기 때문에 늘 청결하게 유지되었다는 사실을 한참 후에야 알게 된 것이다.

    어머니의 내색 없는 청소와 정리 덕에 자기는 늘 청결하게 사용하는 것으로 착각했었던 것을 알게 되었다.

    겨울의 아침 해는 늦게 떠오른다. 아직은 미명인 새벽 6시에 정확하게 음식물쓰레기를 수거하는 미니 트럭과 함께 두 사람이 나타난다. 집 앞에 나와 있는 수거통을 들어 쓰레기를 차에 옮긴다. 저만치에서부터 전해오는 악취가 느껴진다. 그러나 그렇게 통을 비우는 그들은 항상 웃으면서 경쾌한 인사를 전한다.

    안녕하세요!”

    한 시간 후쯤에 나타나는 청소차, 서서히 움직이는 차의 뒤를 뛰어다니며 모여진 쓰레기봉투를 잽싸게 차에 던지고 인사도 함께 던진다.

    안녕하세요!”

    인사하는 그들을 보면서 괜히 미안해진다. 저런 힘들고 어려운 일을 하면서도 활짝 웃는 얼굴과 힘찬 목소리로 인사를 한다는 것에, 나라면 과연 저렇게 즐거운 표정으로 일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을 해 본다.

    바쁘게 움직이는 그들에게 어쩌다가 드링크제 하나라도 전하려면 미리부터 뚜껑을 열고 기다려야 한다. 여차하면 지나가 버리니까.

    그리고 잠시 후, 이번에는 쓰레받기와 빗자루를 들고 나타나는 미화원이 있다. 보도블록 틈새에 낀 담배꽁초 필터까지 하나도 그냥 지나치지 않는다.

    이런 부지런하고 성실한 사람들 때문에 아침에 일어나면 대문 앞 빗자루질부터 하던 풍경은 사라진 지 오래되었다. 버리지 않아서 깨끗한 것이 아니라 아무도 없을 때 표시 없이 청결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연말이다.

    방송에 등장하는 높은 사람들의 가슴에 사랑의 열매가 달리기 시작했다. 저녁 뉴스 말미에는 이웃사랑 성금을 낸 사람들의 명단이 전해진다.

    정치인들은 의정 보고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치적을 홍보하기 바쁘다. 다가온 정치의 계절, 출마한 자들과 하려는 자들의 무차별적인 메시지 수신에 전화기는 불이 난다.

    상당히 무례하게도 전혀 의사를 묻지 않고 일방적으로 단체 SNS 방을 만들어 끌어들이고 일방적인 지지를 강요한다. 한 다리 건너면 다 아는 처지에서 방을 빠져나오려면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다.

    그들은 자기를 선택해야 세상이 바르게 돌아갈 수 있다고 협박에 가까운 말도 아끼지 않는다. 무례하다.

    자기들 때문이 아니고 아직 세상이 깨어나기 전 그 이른 시간에 이름 없이 세상을 돌아가도록 움직이는 저들이 자기보다 더 귀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면, 아직은 정치인이 되기에 부족하다. <※ 외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남대진

    수필가

    시민사회환경운동가

     

    남대진 / 2022.01.12 10:0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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