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남대진(수필가, 시민·사회·환경운동가)
폭우로 홍수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에게 가장 먼저 공급해야 하는 것은 물이다. 물이 온 세상을 덮었는데 정작 사람들에게 필요한 물은 없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늘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을 외친다. 그러나 그 말을 믿는 국민은 별로 없을 것이다.
약자와 억울한 사람들을 위한 편에 서 있다는 법조인들의 말을 믿는 국민은 거의가 없는 것 같다.
부모가 자녀들에게 사랑 한다고 말 할 때 자녀들은 얼마나 그 말을 믿으며, 반대로 사랑한다는 자녀들의 말에 감동하는 부모는 얼마나 될까?
강단에서 끝없이 사랑을 외치며 강조하는 목회자들을 보며 자신은 정말 목사로부터 사랑 받는다고 생각하는 신자는 또 몇이나 될까…
사랑은 말에 있는 것이 아니다. 꼭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진정한 사랑은 받는 사람이 알게 된다.
굳이 “내가 널 사랑하는 것 알지?”라고 확인 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자신의 사랑이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이 아닐까…
사랑이란 주는 사람이 평가하는 것이 아니다. 아무리 최선을 다해서 사랑한다고 말해도 상대의 입장에서 부족하다면 그것은 부족한 것이다. 즉 사랑이란 주는 사람의 입장에서 평가하는 것이 아니고 받는 사람이 만족해야 제대로 된 최선을 다하는 사랑이라는 것이다.
사람들은 모두가 어느 자리엔가 앉아 있으며 그 자리에 걸 맞는 이름을 가지고 있고 그 자리에서 감당해야할 역할이 있는데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치인은 국민을 사랑해야 하고, 부모는 자녀를 사랑해야 하고, 스승은 제자를 사랑해야 하고, 법조인은 억울하고 힘없는 사람 편에 서야하고, 사람들은 이웃을 사랑해야 하고…
사랑이라는 단어는 홍수를 이루는데 정작 사람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사랑을 공급하는 이들은 없다.
누가 어느 자리에 앉아 있든 그 자리에서 자신이 사랑해야할 사람이 누군지 모른다면 그 존재의 이유는 없는 것이다.
내가 사랑한다고 말하는 그 사람들은 과연 그 사랑이 충분하다고 인정할까…
(계속)
남대진 / 2019.03.19 15:28: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