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는 투구모양의 단단한 골질 판으로 덮여있고, 방망이와 같은 뭉툭한 몸매에 커다란 가슴지느러미의 아래쪽에 3개의 지느러미줄기가 손가락처럼 분리되어서, 정면에서 보면 마치 거미가 기어 다니는 모습을 한 물고기가 있다. 쏨뱅이목(Scorpaeniformes)의 성대과(Triglidae)에 포함되는 물고기들이다.
세계적으로는 100여종이 알려져 있으며, 우리나라에는 성대를 포함하여 쌍뿔달재, 히메성대, 달강어, 밑성대, 꼬마달재, 별성대, 황성대 등 모두 10종이 알려져 있다. 각 종마다 몸과 각 지느러미의 색깔에 약간의 차이가 있으며, 대부분은 등 쪽에 담홍색 바탕에 연보라빛을 띈다.
성대과의 물고기는 가슴지느러미 아래쪽에 분리된 3개의 지느러미줄기를 마치 다리처럼 움직여 바닥을 기어 다니며, 모래 속에 숨어있는 먹이를 찾아내는데 사용한다. 이 분리된 지느러미줄기는 그 끝부분에 맛을 느끼는 미각기관이 있어서 작은 게나 새우를 잡아먹는데 요긴하게 쓰이는 것이다. 성대는 부레를 수축시켜 개구리 울음소리와 같은 소리를 내는데, 영명 ‘searobin (바다의 울새)’와 또 다른 영명 ‘gurnard(중얼거리는 사람)’은 모두 성대가 소리를 내는 특성과 관련되어 지어진 이름인 것을 알 수 있다.
머리는 투구모양의 골질로 덮여있어서 단단하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머리가 튼튼해지면 좋겠다.’라는 소원이나, 우는 소리를 내기 때문에 성대와는 달리 ‘밤에 울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소원을 위해 예전부터 갓난아이의 첫 번째 식사에 사용한 것으로 전해지고, 일부 지방에서는 복을 가져다주는 물고기로 여겨져 신부가 시집갈 때 성대 2마리를 술통에 얹어서 가지고 가는 풍습도 있었다.
성대류의 가슴지느러미 안쪽에는 녹청색의 파란 반점이 흩어져 있는 멋진 무늬가 있다. 보통 가슴지느러미를 펼칠 때 이 무늬가 위를 향하기 때문에 적을 위협하여 적의 공격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려는 것으로 생각된다. 이 무늬의 모양은 종류에 따라 차이가 있어서, 성대과 어류를 분류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그러나 죽은 후 시간이 오래 지나면 색깔이 퇴색하기 때문에 시장에서 나오는 성대의 가슴지느러미에서는 아름다운 색깔을 찾아보기가 거의 힘들다.
성대과 어류의 대표격인 어미 성대의 몸길이는 약 40cm이고, 저인망이나 자망으로 잡힌다.
맛은 겨울철에 가장 좋으며, 살은 탄력이 있고 씹는 맛이 좋아서 외국에서는 가치 있는 물고기로 취급된다. 유럽에서는 프랑스 스프요리인 부야베스(buuillabaisse)를 만드는데 필수적인 재료로 이용되기도 한다. 지방은 적고 칼륨과 칼슘이 풍부하며, 회, 소금구이, 찜, 튀김, 찌개 등 어떤 요리로 해서 먹어도 좋다. 삶으면 살이 단단해지고 냄새가 없어지며, 작은 성대는 머리, 등뼈, 껍질 등에서 맛있는 육수가 우러나오기 때문에 찌개로 적합하다. 성대의 등지느러미의 앞쪽 가시는 단단하고 날카롭기 때문에 다룰 때 주의가 필요하다.
수심 20~600m의 모래와 개펄 바닥에 서식하며, 우리나라의 전 해역에 분포하며, 따뜻한 해역에 서식하는 어류로 우리나라에서는 제주도를 비롯한 남해안에 서식하는 어류이지만 해수온 상승의 영향으로 10여년 전부터는 군산 근해에서도 출현하고 있다.
최윤 / 2019.09.26 11:33: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