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지곡동 동신아파트 사거리에 ‘섬’ 개업
전종헌 · 유주리 부부의 ‘섬’ 이야기
군산 최초로 황제해신탕(닭, 전복, 해삼, 랍스터 등과 해물을 재료로 하는 요리)을 개발하고 10년 넘게 ‘섬’을 지키며 나름 눈높이를 갖춘 음식점으로 성장시켰던 전종헌 · 유주리 부부.
이들은 나운동 은파 앞의 ‘섬’을 접고 2년 전 지곡동 동신아파트 사거리에 다시 ‘섬’을 열었다. 오늘처럼 코끝이 빨개지는 날엔 도심 속의 ‘섬’을 찾아가 칼칼한 국물에 쐬주 한잔 기울여보자.
<생선구이, 황제해신탕>
◇ 익숙한 맛, 그러나 기본은 생선
여기에서는 누구에게나 익숙한 ‘동태탕’(16,000원부터), ‘명태찜’(18,000원부터)과 ‘생선구이’(13,000원), ‘보리굴비’(16,000원), ‘모듬게장’(35,000원부터) 등을 주 메뉴로 내놓고 있다. 보리굴비의 경우 군산에서 최저가로 제공되는데 물이 좋은 생선을 들여놓아서인지 선호도가 높다.
“동태탕은 생선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 대중적인 음식이잖아요. 비슷비슷한 맛이라고 할지 모르지만 평범함 속에 은은히 맛을 내는 감칠맛이 아무래도 다를 거예요. 생선 전문점 10년의 국물 육수 비법이 그냥 얻어진 게 아니잖아요?”
그릴에 구워 내놓는 생선구이의 물도 좋다. 굴비, 박대, 가자미, 꽁치, 고등어 등등 5~6가지의 생선이 나오는데 과하지 않게 구워서인지 자꾸 젓가락이 간다. 서민들이 찾기 쉬운 음식점으로 이미지가 바뀐 셈이다.
◇ 하나를 잃으니 다른 하나가 들어왔다
생선은 크기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좋은 물건을 비싼 가격에 들여와 손님들에게 싼 가격에 내놓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그렇게 하기로 했다. 생선은 물론이지만 거기에 곁들여 나오는 채소 등을 무조건 물 좋은 물건을 쓴다는 점이 웬만한 음식점과 다르다.
“음식 만드는 과정에서의 기본을 지키고 있지요. 재료가 충실해야 맛이 잘 나오거든요. 군산에서만큼은 가장 좋은 물건을 쓰지 않을까요? 그런 마음으로 ‘섬’을 운영하려고 합니다.”
서민식탁으로 변신을 거듭했지만 처음 요리를 만들어 내놓았던 ‘황제해신탕’은 예약에 한해 주문을 받고 있다. 가격은 12만원이지만 5~6인이 먹을 수 있는 양이니 정성과 맛에 비해 비싼 건 아니다.
◇ ‘맛’과 ‘봉사’로 보답할 터
전 사장은 개인 봉사를 줄였지만 군경총(2012년), 군장대(2012년), 서군산로타리(2013년)를 통하여 봉사를 하고 있으며, 소상공인연합회, 사회복지장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가족은 누구에게나 소중하듯 전 사장 부부가 ‘섬’을 지키는 원동력 또한 장인어른과 장모님, 그리고 아들과 딸이다.
“보기와 달리 어려운 부분이 많아요. 봉사활동에 나서는 게 늘 좋지만은 않았어요. 남편이 힘들게 할 땐 밉지만 기꺼이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삶을 이젠 숙명으로 받아들여야죠.”
아내의 투정이 밉지만은 않게 들렸다. 서민들이 쉽게 들어올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춘 ‘섬’의 변신은 우연이 아니다. 가족경영으로 한층 더 성숙한 음식 맛과 ‘가성비’ 높은 메뉴로 손님들에게 다가가길 기대한다.
생선·해물전문 ‘섬’
군산시 지곡로3(지곡동 541-1)
(예약) 461-21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