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성
함민복
늘
강아지 만지고
손을 씻었다
내일부터는
손을 씻고
강아지를 만져야지
출처: 노래는 최선을 다해 곡선이다<함민복 동시집, 문학동네,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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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재순 (시인/전북작가회의 회원)
내 죄를 들킨 것 같아 뜨끔해지는 동시입니다. 우리는 많은 부분 내 잘못은 깨닫지 못하고 타인을 비난하기는 쉽지요. 밖에 나갔다 들어올 때마다 손부터 씻으며 밖에서 묻혀온 더러움을 씻어냅니다. 하지만 밖에 있는 동안 사람이든, 동물이든, 사물이든 내가 상대에게 끼친 해로움은 없을지, 누군가는 나로 인해 손을 씻고 있지는 않을지도 생각해 볼 일입니다. 그러니 강아지 만지고 손을 씻기보다 손을 먼저 씻고 강아지를 만져야겠다고 생각한 시인처럼 나부터 옳은 사람이기를 바래봅니다.
신재순 / 2019.05.20 16:0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