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옷 장사를 30년 가까이 했던 장사꾼으로써 ‘이렇게 무너져야 하는가’ 하는 생각에 자존심이 무척 상하더라고요”
남편과 함께 롯데몰 입점 반대 운동에 앞장섰던 송수란 대표. 유명 골프메이커를 했던 송 대표가 롯데몰 입점을 끝내 거절하고 수송동 한 가운데에 갓 출시한 골프메이커를 차렸다.
롯데몰이라는 거대 상권에 맞서 소상공인 생존 싸움을 했던 그녀이기에 일상적인 의류점 개업이 아니라 군산 의류상인 전체의 자존심을 걸었다는 소리를 듣고 있다.
“장사라는 게 흐름이 있어요. 새로운 상품을 소비자들에게 알려야 되니까 개업을 계속해줘야 하거든요. 그런데 롯데몰이 들어오면서 ‘(장사가)안된다 안된다’ 하니까 사람들이 다 기운이 빠져있더라고요. 이건 아니다 싶었지요.”
새로운 메이커를 찾아 매장을 여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요즘처럼 군산경제가 어두운 때에 개업 하는 건 ‘꿈을 찾아가는 아름다운 도전’이 아니라 시련으로 얼굴 바뀌기 십상이다.
남들이 모두 움츠리고 있을 때 송 대표는 빈 매장을 찾아 ‘볼빅 브이닷’이라는 메이커를 달고 새로운 도전을 했다.
“내 자존심도 그렇지만 가까운 분들이 ‘수송동 상가회장이니깐 버텨야 한다’고 은근한 압력(?) 같은 눈길을 보내더라고요.”
송 대표는 “나중에 보니 그 분들이 개업하는 데 큰 힘을 주더라.”면서 고마워했다.
침울해진 군산상인들에겐 작은 희망의 소식이다. 또 수송동과 군산의 상권을 지키려는 상인들의 저력이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해본다.
지치기도 하고, ‘옷 장사는 안되는가 보다’ 하고 쉬려고도 생각했다는 송 대표, 스스로 “30년 옷장사의 자존심을 걸고 도전한다.”는 그녀는 시대를 거스르는 간 큰 여자가 분명하다.
엉뚱해서 자꾸 눈길이 가는 ‘볼빅 브이닷’이다.
채명룡 / 2018.08.27 16:37: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