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 김치를 담는 이영만 목사
‘왼손이 하는 걸 오른 손이 모르게’
배고픈 이들에게 밥은 하나님이자 예수님
매주 수~금요일 오후 5시가 넘어서면 중앙로 221번지(단층 상가)와 미원동 267번지(가설 건축물), 두 곳의 무료급식소에는 약 15~20명, 약 30~40명이 찾아와 한 끼의 밥을 먹는다.
밥 먹을 데조차 없는 분들에게 ‘밥을 먹이고 재워주자’고 시작한 무료급식소였다. 벌써 10년 세월이 흘렀다. 이처럼 누가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지, 있는 듯 없는 듯 하는 게 참봉사이다. 중앙로 급식소는 해신동사무소 사거리 건너편, 미원동 급식소는 예전 박외과 건물 뒤편에 자리를 잡았다.
천영옥 권사님(77세) 김영자 권사님(78) 두 분이 급식 날 매일 오후 1시경에 나와 반찬을 만들고 있다. 예순 넘어 반찬 봉사를 시작했는데 하다 보니 허리가 더 굽었다. 두 분이 중앙로에서 만든 음식을 나눠 미원동 급식소를 운영하고 있다.
일주일에 4차례씩 밥을 차려주는 일, 나이 들어가는 할머니들에게 쉽지만은 않다. 그러나 이영만 목사(햇빛교회, 69), 박보남 사모(64)와 함께 주변 도움 없이 아끼고 절약하면서 운영하여 온 행복한 밥집이다.
수요일~금요일 오후 5시, 그리고 주일 점심에만 문을 여는 밥집. 굳이 이름을 짓자면 ‘햇빛식당’이라고 할까(?) “이렇게 어렵고 힘든 분들이 이들 뿐이랴, ‘세상에 나가 한 끼의 밥이라도 챙겨보자.’고 결심하고 나선 일이었지요.”
교회를 앞세우지 않는다는 게 어려운 일이었지만 ‘왼손이 하는 걸 오른손이 모르게 한다.’는 말씀대로 살기로 했다. 목회자가 교회 이름을 내세우지 않고 이런 일을 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하지만 그는 10년 넘을 동안 오늘처럼 봉사자의 길을 묵묵히 지켜왔다.
“처음엔 60~70명이 오셨는데 밥을 드시는 모습을 모니 정말로 기분이 좋더라고요.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서 음식을 만들고 그 분들이 오셔서 식사하는 걸 바라보는 일, 그게 바로 보람이었지요.”
먼저 손을 벌린 적은 없으나 바로 앞의 정육점에서는 각종 고기류를 1년 넘게 후원해주고 있다. 생선이나 음식 재료 등 식재료를 후원하는 분들도 늘어났다. 앞으로 후원하는 분들이 더욱 늘어나리라고 본다.
목회자이자 급식소 운영자로써 짊어져야 할 숙명을 지고 그는 오늘도 급식소 문을 열고 있다.
어렵고 힘든 이들의 손을 잡아주는 무료 급식소 후원 문의는 (010-3166-7291/010-2667-7291).
채명룡 / 2023.12.12 15:26:57